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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나는 지역 출판사에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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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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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도서출판 학이사 대표>
어렵다. 솔직히 어렵다. 우리 경제에서 힘들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느냐만, 출판도 많이 어렵다. 먹고살기에도 바쁜데 책 읽을 여유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렇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사람이 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읽어야 한다.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분명한 것은 책 속에 돌파구가 있다는 사실이다. 책은 시간이 남고 돈이 있을 때에 보는 매체가 아니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원고를 다듬고 또 다듬는다. 우리 모두의 희망을 만드는 일이다.

대구에는 출판산업단지가 있고 출판산업지원센터도 있다. 이런 물리적인 기반이 있고 대구시에서 관심을 가지니 그나마 희망이 생긴다. 내년 5월에는 ‘2020 대구수성-한국지역도서전’도 열린다. 전국의 지역에서 오로지 책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는 축제다.

여기에 더해 지역 출판사의 바람이 있다. 지역 출판사의 매출은 웬만한 국밥집 매출보다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데 그 중요성을 어찌 돈으로만 다 따질 수 있겠는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지만 삶의 질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그 규모를 떠나 고민해야 한다. 그냥 먹여살려 달라는 말이 아니다. 지역 출판사가 열심히 할 테니 ‘다 같이 지역을 위해 마음을 좀 모아주십시오’ 하는 것이다.

지역과 지역 출판사가 함께 사는 길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우선 대구시에서는 대구 출판의 역사를 정리해서 책 박물관을 만들고, 출판정책은 산업의 범주 안에 책 문화를 넣을 게 아니라 책 문화 안에 산업적인 측면을 넣어 문화의 입장에서 펴야 한다. 또 지역에서 생산된 출판물이 지역서점에서 유통되고, 도서관에서 독서로 이어지도록 지원조례를 보완해서 건강한 지역의 책문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의 역할도 역시 중요하다. 당연히 출판사도 힘을 보태야 한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독자들이 스스로 찾아 읽도록 치열하게 쓰고, 동료 작가에게 작품집을 선물 받으면 그 책을 한 권이라도 사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겠다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여기에 더해 서점은 출판사와 독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지역 도서관에서는 주민을 포함시켜 도서선정위원회를 만들어 책을 통한 사랑방 역할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된다. 지역문화가 중심이 되는 것은 세계적인 시대정신이고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핵심이라는 식의 거창한 말 따위는 필요도 없다. 자연스럽게 지역분권은 이루어질 것이고 지역의 문화를 모두가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이 일을 하는 데에 지역 출판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니 모두 함께 하자는 말이다. 그래서 지역에서 삶의 질을 높여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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