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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사망원인 1위 ‘극단적 선택’…베르테르효과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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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태기자
  •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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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IMF 후 가장 큰 폭 증가

유명인 사망과 무관하지 않아

가수 비보에 또 민감반응 우려

심리적 동요땐 고민 털어놔야

지난 14일 가수 겸 배우인 설리(여·25·본명 최진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란, 유명인이 목숨을 잃은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 따라서 자살을 하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일반인이 선망하던 유명인이 자신과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같은 판단을 내리고 마는 것. 보통 유명인 자살 후 1개월 이내 목숨을 끊는 경우 모방자살로 분류하고, 이를 베르테르 효과의 영향으로 본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베르테르 효과가 유효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3년 발표한 ‘언론보도가 자살예방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를 보면, 연예인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을 거둔 뒤 2개월 동안 자살자 수는 전년 평균과 비교했을 때 평균 600여명이 더 많았다. 또 유명인사 자살사건 보도는 모방자살 영향력이 일반 자살사건 보도의 14.3배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베르테르 효과의 영향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총 1만3천670명으로, 전년에 비해 1천207명 늘어났다. 증가율은 9.7%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전년 대비 자살률은 3월(35.9%), 1월(22.2%), 7월(16.2%) 순으로 가장 높았는데 이 시기에 유명인 자살이 있었다는 것. 사망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유명인 자살이 많았던 것과 이번 결과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통계청측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로 드러난 만큼 젊은층이 이번 설리의 사망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연예인 사망사건 보도에 신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유서의 내용이나 자살 수단 등은 언급하지 않아 주시길 부탁한다”면서 “만약 주변에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고 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자살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은 몇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살인이나 자신을 해치는 이야기 혹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거나 △칼이나 끈 등 자살도구가 될 수 있는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알코올중독을 보이는 경우도 관심이 필요하다.

여기에 과거에 자살을 시도했거나, 가족 중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면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중앙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만약 이런 징후를 포착한다면 먼저 말을 건네고, 상대방 이야기에 공감하며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전문가 혹은 기관에 연락을 할 것을 권했다.

신은정 중앙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자살률이 높은 게 유명인의 죽음만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본다. 큰 사건이 벌어지면 알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생명의 존엄함과 소중함을 알리는 보도도 있었으면 한다”며 “유명인의 죽음을 접하고 심정적 동요를 느끼는 분이 있다면 일시적 감정으로 치부하지 말고 주변인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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