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저질러온 착각과 실패의 역사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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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9   |  발행일 2019-10-19 제16면   |  수정 2019-10-19
인간이 저질러온 착각과 실패의 역사
인간의 흑역사//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윌북/ 276쪽/ 1만4천800원

“진짜 큰 바보짓을 저질러 본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바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책의 첫 장, 첫 문장부터 범상치 않다. 이상하게 위안을 주는 문장이다. 제목 그대로 무수한 ‘인간의 흑역사’에 대해 쓰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인간이 스스로를 미화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착각과 실패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리 뇌는 바보’ ‘바보와 현직 대통령들도 알 수 있을 만큼 쉽게 푼 외교 이야기’ ‘미래를 못 내다본 실패의 간략한 역사’ 등 소제목들도 ‘뼈를 때리는’ 듯하다.

“전쟁에 수반되는 그 난리법석과 폐쇄적 사고와 마초적 뻘짓을 보면 인류가 얼마나 다방면으로 망하는 재주를 타고났는지 잘 알 수 있다”며 전쟁을 좋아하는 인간의 기질을 지적하기도 하고, ‘역사상 가장 무의미했던 전쟁 TOP 6’를 소개하기도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잘난 생명체’인 줄 알며 착각하고 살아가는 인간들이 실은 그다지 대단한 존재가 못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것도 유머러스하게. 저자가 바로 옆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읽히는 책이다. 시작 부분에서 “인간이 너무 오래 세상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고 한 이 책은 “오늘날 세상이 아무리 어이없고 절망스러운 면이 있을지라도, 사실 인류는 지혜와 분별력을 점점 키워가고 있고, 우리는 바보짓이 사라질 새 시대의 여명기에 사는 행운아들인지도 모른다”며 나름대로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며 끝을 맺는다. 과연 인간이 세상에 더이상 민폐를 끼치지 않을 날이 올지 궁금해진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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