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직원 세심한 관심이 80대 금융사기 피해 막아

  • 글·사진=안동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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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9 07:59  |  수정 2019-10-19 07:59  |  발행일 2019-10-19 제21면
안동 예안우체국 강성석 국장
우체국 직원 세심한 관심이 80대 금융사기 피해 막아

시골 작은 우체국 직원의 세심한 관심이 전화금융사기를 막았다. 안동 예안우체국에서 근무하는 강성석 국장(39)이 주인공이다.

강 국장은 지난 11일 오전 11시쯤 A씨(83)로부터 예치금 전액을 인출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는 평소 마을에서 자주 보긴 했지만 금융거래는 거의 없었다. 표정도 항상 밝았는데 그날 따라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이상하다고 느낀 강 국장은 “돈을 어디에 쓰려는 것이냐”고 물으며 계좌를 조회했다. A씨는 “그냥 찾아 집에 두려고 한다”며 말끝을 흐렸다. 계좌에는 거액이 아닌 30여만 원이 전부였다. 전날 경찰관들이 방문해 보이스피싱 예방을 당부한 터라 강 국장은 적은 돈이지만 A씨에게 재차 사용처를 캐물었다. 그러자 A씨는 “30만원은 나한테는 전재산이다. 경찰관이 전화해서 계좌가 범죄에 이용돼 돈을 모두 찾아두라고 했다”며 인출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A씨의 대답을 들은 강 국장은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했다. 다른 직원과 20여분간 A씨를 설득했고, 뒤늦게 A씨는 전화금융사기인 줄을 알아챘다.

A씨는 “이런 돈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이 노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30만원이 적은 돈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엄청나게 큰 돈”이라며 “우체국 직원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노인들이 큰 돈이든 적은 돈이든 예치금을 한꺼번에 찾으려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한 번 더 관심을 가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경찰서는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막은 강 국장에게 감사장과 부상을 전할 예정이다. 글·사진=안동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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