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아버지에 간 떼어준 청도 고교생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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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31 07:17  |  수정 2019-10-31 07:17  |  발행일 2019-10-31 제9면
모계고 최강민군 수술후 학교생활 복귀
“아버지 다시 건강한 모습 되찾아 기뻐”
간경화 아버지에 간 떼어준 청도 고교생

[청도] 고교생 아들이 간경화를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해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청도 모계고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최강민군<사진>이 지난 4일 간경화에 걸린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최군의 아버지는 최근 해외출장 중 급격히 증세가 악화해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병원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간이식을 받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병원 검사 결과, 아들 강민이가 자신에게 간이식을 해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아들이 한창 성장해야 할 나이여서 간을 이식해 달라는 말을 차마 꺼내지 못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최군은 아버지의 건강회복이 최우선이라며 중간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망설임 없이 자신의 간 일부를 내놓았다.

아들에게 간을 이식받은 아버지는 예전처럼 건강을 되찾았고, 최군도 2주간의 회복기간을 거친 뒤 지난 29일부터 다시 등교해 수업을 받는 등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최군은 “수술이 잘돼 아버지가 다시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무엇보다 기쁘다. 조만간 아버지와 함께 가족여행이라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권순범 담임교사는 “강민이는 평소 친구들과 잘 지내며, 배려심이 깊고 주위 친구들을 잘 도와주는 학생”이라며 “강민이의 이번 사례는 많은 사람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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