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헬기 이착륙 촬영한 KBS 사고수습 독도경비대에 미제공”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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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4 07:42  |  수정 2019-11-04 08:02  |  발행일 2019-11-04 제3면
경비대, 비행방향 몰라 현장수색 헛고생
방송사측 논란 일자 “재발 방지” 입장문

KBS 직원이 지난달 31일 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의 이·착륙 영상을 촬영하고도 이를 독도경비대에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는 지난 2일 9시뉴스를 통해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을 단독보도했다. 영상에서는 EC-225헬기가 착륙해 환자를 태우고 이륙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는 독도 파노라마 영상장비 점검을 위해 야간작업을 하던 KBS 직원이 촬영했다. 영상을 촬영한 A씨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이륙 후에) 엔진 소리가 크게 들리고 곧 얼마 있다가 무거운 소리, ‘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헬기)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뉴스가 방송된 후 이날 밤 10시2분쯤 자신을 독도경비대 팀장이라고 주장한 네티즌이 포털사이트에 댓글을 게시했다. 이 네티즌은 “가장 먼저 독도공해상 사고현장에 도착해 수습을 담당했으며 사건 다음날까지 잠 한숨 못 자고 실종자 찾으면서 거센 파도를 뚫고 현장을 누볐던 사람”이라며 “당시 배접안이 되지 않아 KBS영상 관계자 두 분이 독도경비대에 하루를 숙식하면서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다. 사고 이후 수십 명의 독도경비대가 접안지에서 그 고생을 하는데 헬기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 헛고생을 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치가 떨린다”고 했다.

또 “독도경비대 팀장으로서, 당시 사고 현장 목격자로서, 수색자로서 지금도 독도에서 정신적 고통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는데 이런 사건과 이런 사람은 처음 본다"며 “정말 큰 충격이다. 제 일평생 타인을 위한 경찰 생활과 2년의 국토 수호 독도 생활에서 당신을 만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댓글을 게시한 네티즌은 독도경비대 B팀장(경사)이다. 현재 B팀장의 댓글은 삭제됐다.

이와 관련 KBS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후 설명하겠다. 유사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원 윤리강령 등을 철저히 점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그러면서도 악의적으로 사고 조사와 실종자 수색 과정에 협조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KBS는 “영상은 독도에 고정 설치된 파노라마 카메라를 정비, 보수하기 위해 입도해있던 본사 미디어송출부 소속 엔지니어가 심야에 돌발적인 상황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로 찍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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