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독도 등 동해안 전담 경북소방본부 헬기확충 시급”

  • 임호,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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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5 07:20  |  수정 2019-11-05 07:41  |  발행일 2019-11-05 제2면
2대중 1대 야간비행 불가능
나머지 1대‘중간급유’불편
“야간 관제시스템 구축도 필요”

응급환자를 실은 소방헬기가 독도 인근에서 추락하면서 울릉도·독도 응급환자를 신속 치료·이송할 수 있는 획기적 의료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울릉도·독도 등을 포함해 경북 동해안지역을 전담하는 경북소방본부 소방헬기 또는 닥터헬기를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울릉도엔 의료기관이 두 곳뿐이다. 그마저 한 곳은 한의원으로, 사실상 수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울릉도 보건의료원이 유일하다. 의료원엔 내과·외과·이비인후과 등 13개 진료과목에 21명의 의료인(5명 인턴 포함)이 근무 중이다. 하지만 심뇌혈관 질환·중증외상 등 중증질환자는 자체적인 치료가 어려운 상태다. 울릉 주민 김모씨는 “솔직히 섬에서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많이 당황하게 된다. 보건의료원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2013년 7월부터 안동병원에서 운영 중인 닥터헬기는 지금까지 2천133회 출동했지만 단 한 번도 울릉도·독도에 가지 못했다. 소형헬기여서 편도 운항거리가 120㎞에 불과해 320㎞나 떨어진 울릉도는 엄두도 못낸다. 소방헬기 역시 여의치 않은 상태다. 경북소방본부는 KA-32T(카모프)와 AS-365N3(돌핀) 등 소방헬기 2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카모프는 야간비행이 불가능한 데다 운항속도도 시속 150㎞에 불과해 응급용으로 부적합하다. 또 유일한 희망인 돌핀은 현재 경기 김포에서 정기점검 중이다. 점검이 끝나는 12월10일까지 사실상 응급환자 이송길이 막힌 셈이다.

경북소방본부 측은 울릉도·독도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강원·부산 등 인접 시·도 소방본부 헬기나 중앙119구조본부·동해지방해양경찰청 등과 협조해 헬기를 운항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독도 해상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사고헬기인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헬기가 독도로 출동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돌핀이 복귀한다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경북소방본부 소속 헬기가 대구 동구 K2기지에서 이·착륙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초를 다투는 위급상황에선 이송거리가 조금이라도 짧아야 한다. 울릉도·독도를 포함한 경북 동해안지역을 전담하는 경북소방본부 소방헬기 또는 닥터헬기 배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경북소방본부 소방헬기 조종사는 “해상 특성상 기상이 급변하기 일쑤다.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더 많고 강풍도 자주 분다”며 “울릉도나 독도에 거의 다 와서 해무 등 기상조건 악화로 회항한 경우도 많다. 야간 운항은 2호기(돌핀)만 가능하지만 독도를 가기 위해선 울릉도에서 중간급유를 해야 하는 불편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조종사는 “울릉도와 독도엔 헬기를 자동으로 유도해 주는 관제시스템이 없어 야간 투시경을 끼고 시각비행을 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기상조건이 조금만 악화돼도 출동이 취소된다. 울릉도·독도를 중간급유 없이 곧바로 갈 수 있는 신형헬기 도입과 함께 울릉도·독도에 관제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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