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헬기추락) 왜 못찾나…“암초에 끼였을수도”

  • 정용태,원형래,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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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6 07:09  |  수정 2019-11-06 07:39  |  발행일 2019-11-06 제1면
독도해역 정통 민간잠수사 주장
“시간 지체될수록 수색 더 어려워
심해 외 수심 30m주변 살펴봐야”
해군·해경은 수색범위 더 넓혀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헬기가 독도 해역에 추락한 지 6일로 일주일째를 맞았지만 실종자 수색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들이 수중 암초 사이에 끼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종자 수색작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독도 해역에 정통한 민간잠수사 투입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김진학 울릉특수수난인명구조대 대장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심해(70m) 수색작업과는 별도로 수심 30m 암초 주변에서의 수색작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장은 “독도 주변 바다에는 바람이 강하고 조류가 빨라 시간이 지체될수록 실종자 수색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 발견 못한 실종자들이 독도주변 바다에 분포한 90여개의 수중 암초 사이에 끼여 있어 빠져나오지 못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어 “해군·해경·소방 잠수대원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수색당국은 심해 수색을 위주로 하고, 민간잠수사는 독도 해안과 수중 암초를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해나가야 실종자 발견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김 대장이 이끌고 있는 특수수난인명구조대는 울릉도에 거주하는 청년 23명으로 구성된 순수 민간봉사단체로 인명 구조활동을 전문으로 한다. 지난 11년간 매년 한두 차례 독도에서 수중정화 활동을 하고 있어 지형과 수심을 훤히 꿰뚫고 있다. 특히 2009년 독도 동도에서 경비대원 실족사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이틀간의 해경수색에도 발견하지 못한 것을 구조대원 현장 투입 2시간 만에 수중수색을 통해 찾아낸 바 있다. 김 대장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하고 애를 태우는 실종자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소방당국이나 울릉군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지금이라도 수중 수색활동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군·해경 등 수색당국은 실종자들이 그동안 집중 수색해 온 지역 바깥에 있을 것으로 보고, 무인 잠수정(ROV)이 이동했던 경로 외곽으로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다만 헬기에서 떨어져 나온 부유물이 사고 지점에서 21∼35㎞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된 것과는 달리 실종자들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속이 서해와 달리 동해는 거의 움직임이 없어 조류를 따라 실종자가 이동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해경 관계자는 이날 “수색반경 독도 남쪽 해상 직경 37㎞였던 것을 54㎞로 넓혔다”며 “동해는 어떤 물체가 떨어지면 특별한 상황이 없을 경우 몇 개월이 지나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수색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진 해양 잠수부들은 “추락 직전 일부 탑승자가 탈출했다면 바다 위에 떠있다 저체온사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조류에 휩쓸려 멀리 떠내려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파도에 밀려 해안으로 올라올 수 있는 만큼 독도 주변도 잘 살필 것을 주문했다.

한편 추락한 119구조본부 소방헬기의 동체 인양 과정에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시신 1구가 수습됐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침몰한 소방헬기 동체 부근에서 발견된 실종자 1명을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 5일 오후 5시45분쯤 수습 완료했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시신을 6일 오전 울릉도로 이송한 후 다시 빈소가 차려진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울릉=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울진=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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