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통화 요청에…의전실 짜증내고, 공무원은 제지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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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6 07:18  |  수정 2019-11-06 07:40  |  발행일 2019-11-06 제3면
실종자 가족, 불통 대처에 분통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은 5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 의전실에 전화를 거는 등 원활하지 못한 정부대처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날 오전 10시55분쯤 소방헬기 탑승자 박기동씨(46) 가족인 A씨는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서소방서 3층에 마련된 희생자 가족 대기실에서 국무총리 의전실과 국무조정실, 민원실 등 총 6차례 전화를 걸었다.

A씨는 전화로 본인이 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이라고 소개하며 “어제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보내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며 “총리님은 세월호 사고 때는 가시고, 여기는 왜 안오시는지 궁금하다. 여기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며 국무총리와 전화 통화를 원했다.

이에 국무총리 의전실 관계자는 “본인 인적사항을 알려주시면 연락 드리겠다”고 답변하자, A씨는 “총리와 직접 통화할 때까지 전화를 절대 끊지 않겠다. 총리 전화번호를 우리에게 알려 달라. 그러면 우리가 직접 통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전실 관계자는 “저희가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게 아니다. 연락처를 남겨 주시면 저희가 다시 전화 드리겠다” 등의 말만 되풀이했다. 특히 의전실 등 관계자들은 “계속 그렇게 말씀하실거면 전화 끊겠습니다. 계속 기다리시든지 그렇게 하세요. 저에게 반말하시는 겁니까” 등 유가족에게 짜증내며 일방적으로 2차례나 전화를 먼저 끊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소방청 한 공무원은 민원을 제기한 실종자 가족을 따로 불러 중앙부처에 민원성 전화를 하지 말라고 제지, 논란이 일고 있다.

A씨는 기자들에게 “답답한 마음에 국무총리 의전실 등에 전화를 걸었는데, 이처럼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며 “전화 통화 가능 여부를 답변해 준다고 했는데, 그후 문자로 행안부 장관을 보내겠다고만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추락사고 희생자 가족은 “애통한 마음에 전화를 한 실종자 가족을 이해하며 보듬어 줘야 하는데 소방청 공무원은 본인 입장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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