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강기정’ 사과한 李총리 “감정 절제 못한 것은 잘못”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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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8   |  발행일 2019-11-08 제5면   |  수정 2019-11-08
한국당도 이례적 찬사…예결위 파행 일단락

이낙연 국무총리는 7일 국회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고성’과 ‘삿대질’로 야당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행태와 관련,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대신 사과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 ‘정부 대표로서 사과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회 파행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 것은 온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사자(강기정 정무수석)가 이미 깊이 사과드린 것으로도 안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이어 “정부 사람들이 국회에 와서 임하다 보면 때로는 답답할 때 화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정부에 몸담은 사람의 도리이고 더구나 그것이 국회 운영에 차질을 줄 정도가 됐다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정부의 대표 격인 총리께서 국민께 (태도 논란) 사태에 대해 한 말씀 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게 온당하다”며 이 총리 답변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도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모습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총리가 사과하고 진행하는 게 맞다”고 더했다.

이 총리가 이처럼 자세를 낮추자,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오늘 멋지고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했다”며 “늘 존경하는 마음이 있는 정치 선배”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야당인 저도 감동이고 국민들이 정치권에서 이러한 총리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가장 아름답고 멋진 장면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전날 예결위에선 야당이 강 수석의 행태와 관련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석 및 사과를 요구하면서 예결위 전체회의가 파행했다.

앞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운영위 청와대 국감에서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 속에서도 청와대는 우리 안보가 튼튼하다고 강조한다’는 취지의 지적을 하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설전을 벌였다. 나 원내대표가 “어거지로(억지로) 우기지 마시라”고 하자, 정 실장 뒷자리에 배석한 강 수석은 “아니 답변을 요구해 놓고 우기지 말라가 뭐냐”고 끼어들었다. 강 수석은 이어 나 원내대표를 향해 삿대질하고 고함을 치며 “우기지 말라니가 뭐냐고” “똑바로 하시라”면서 목청을 높였다.

이에 강 수석은 지난 6일 국회를 찾아 “그날 정 실장과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불쑥 끼어든 건 백번 제가 잘못한 것”이라면서도 “저는 그날(1일) 충분히 사과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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