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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학의 문화읽기] ‘관객 모독’과 ‘국민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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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8


노벨상 수상자 페터 한트케

희곡 ‘관객모독’ 말미에 욕설

“영원히 과거 갇힌 인간들아

대중에 영합하는 인간들아”

‘국민모독’ 정치인 질타인 듯

문학박사
201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페터 한트케는 “독창적인 언어를 통해 인간 경험의 주변부와 특수성을 탐구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작품”을 창작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의 수상에 논란이 없진 않다. 동구권에서 인종 청소로 악명 높았던 학살을 옹호했다는 것과 전범인 전 유고연방공화국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추모 연설을 한 이력 때문이다. 그러나 노벨 아카데미 위원회는 “문학적 측면과 정치적인 면 둘 다 고려해서 중립을 지키려고 했으며, 문학상인 만큼 문학적인 수준을 우선 고려해서 고심 끝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페터 한트케, 그는 매우 무모했고 용감한 청년이었다. 1966년 당시 독일에서는 권위 있는 출판사로부터 원고 심사를 받고 채택되면 작가의 길이 보장되었다. 스물셋, 대학 4학년 재학 중 소설 ‘말벌들’이 ‘주어캄프’출판사의 심사를 통과하여 출간 통보를 받게 되자 법학 공부를 그만두고 출판사가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갔다. 그는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출판사는 그런 책 한 권으로 생활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은 무모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어떻게 하면 글을 쓰면서 살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그 때 출판사의 원고 심사 책임자인 발터 뵐리히씨가 경제적으로 그래도 수입이 보장되는 희곡 작가의 길을 제시했다. 당시 독일이나 지금의 대한민국이나 수입 보장과 문인의 길은 먼 거리에 있다.

그리하여 기상천외한 ‘관객모독’이라는 희곡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지금까지의 모든 방법들에 대한 거부가 내 첫 희곡의 작법이었다고 밝혔다. 반드시 있어야 할 것 같은 사건이나 개인의 이야기가 없다. 오로지 단어와 문장만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내용은 없고 단어나 문장이 비트 음악처럼 반복되는 연극이다. 이것을 ‘언어극’이라 부르며, 기존의 ‘사실극’과 동독에서 브레히트가 공연 기법으로 주장했던 ‘서사극’과도 달리한 것이다.

그의 이런 독창성은 같은 해 미국 프린스턴에서 개최된 ‘47그룹’에서 빛났다. ‘47그룹’은 ‘참여문학’ ‘신사실주의 문학’으로도 불리는데, 서독 문인들이 전범 행위에 속죄하는 심정으로 조금도 속이지 않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쓰겠다는 공감대 속에서 만든 단체다. 1966년 프린스턴 회합의 회장이 주어캄프 출판사에 프린스턴에 올 수 있는 초청장을 한 장 제공했는데, 사장이 당시에 책이 출간된 가장 나이 어린 작가 한트케를 보냈던 것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여기에서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서술 불능이 독일문학을 지배하고 있다. 창조성과 성찰도 부족하며, 이러한 산문은 무미건조하고 어리석다. 비평도 마찬가지며 비평의 방법은 아직까지도 여전히 낡은 서술문학에서 성장한 것이어서 모든 다른 종류의 문학에 대해서는 그저 비난이나 하고 지루함이나 퍼뜨릴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 발언과 ‘관객모독’이 오늘의 그를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자리로 끌어올렸다. 그의 ‘관객모독’은 참으로 특별한 희곡인데, 마지막 부분에 가면 관객에게 욕설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욕설도 여러분과 말하는 방법 중 하나기 때문에 여러분은 욕설을 듣게 될 것입니다. 욕설을 하면서 우리는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어떤 매체를 거치지 않고도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해놓고 마구 욕을 퍼붓는다.

귀에 꽂히는 욕이 있다. 이를테면 “전쟁광들아, 공산당 떼거리들아, 나치의 돼지들아’하는 욕들은 나치 독일을 향한 것으로 들린다. 그런데 “영원히 과거에 갇힌 인간들아, 대중에 영합하는 인간들아”하는 욕설은, 제 할 일을 바로 못해서 ‘국민 모독’하는 나라의 정치인들에게 하는 것 같다. 한트케는 ‘관객모독’을 통해 ‘새로움’이라는 가치를 창출, 노벨문학상을 받지만 ‘국민 모독’하는 정치인들은 무엇을 창출하며, 국민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는가?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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