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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수야권 위기 극복, ‘자기 희생’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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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8

‘조국TF 표창장-패트 가산점-인재영입’ 등 논란으로 내년 4월 총선 위기론에 휩싸인 자유한국당에서 보수 야권의 통합과 인적쇄신론이 급분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이 상당히 공허하게 들린다.

황교안 대표는 6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우파통합 논의기구 제안에 이어 일문일답을 통해 “대표 본인은 험지 출마나 거취에 대해 어떤 계획이나 입장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당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임 초의 입장에서 변화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의문이 드는 것은 총선이 가까운데도 아직도 당을 위한 자신의 행보조차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당 대표를 믿을 수 있나 하는 것이다. 이 와중에 당 안팎에서 황 대표 험지출마론이 커지고 있다. 황 대표의 돌파력이 스스로를 먼저 던지는 정치로 나타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중진 용퇴론을 요구하는 초·재선의 주장은 일견 타당하다. 광역단체장뿐 아니라 국회의원과 당 지도부, 주요 선거 후보 등을 거친 홍준표·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모두 고향에서 출마하겠다니 말이다. 당의 요직을 맡아 몸집을 키워온 것을 감안하면 이기적 행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부산권 3선인 김세연 의원의 자리 욕심은 ‘놀부 심보’라고 할 정도이다. 그는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당의 싱크탱크로 총선 전략을 짜야 하는 핵심보직인 여의도연구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지역구를 챙기면서 상임위원장 하기도 바쁠 터인데 여의도연구원장까지 차지하고 있으니, 민주당의 싱크탱크에서 팡팡 터지는 총선전략이 한국당에서는 안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고 초·재선은 뭘 그리 잘했다고 중진용퇴론을 외치나 싶기도 하다. 이번에 인적쇄신 요구에 나선 초·재선 중에서는 비도덕적인 행태로 지탄을 받은 인물도 포함되어 있다. 황 대표 주변을 둘러싼 초·재선들의 헌신과 희생이 먼저 제시되길 바란다.

민심을 잘못 읽는 오독(誤讀)은 우파를 다시 한번 사지로 내몰 것이 분명하다. 황 대표를 포함한 한국당의 모든 의원은 ‘탄핵에서 시작된 보수우파의 몰락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내년 총선에 임해야 한다. 이 점에서 황교안 대표가 통합의 한 축으로 언급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다를 바 없다. 유 의원은 자신이 몸 담은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에 이르게 되기까지 그의 정치인생 전 과정을 짚어보고, 국민들에게 재출발하겠다는 각오를 내보여야 한다. 우파 통합의 또 다른 한 축인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도 우파 재건을 위해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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