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 특수구조대 소속 박단비 대원이 생전 소방헬기 앞에서 부모님과 촬영을 하고 있다. 박 대원 시신은 사고 13일째인 12일 수습됐다. 연합뉴스 |
“우리 딸. 너무너무 보고 싶다….”
지난 10월31일 독도 소방 헬기 추락사고 13일째인 12일 수습된 고(故) 박단비 구급대원(여·29) 부친은 “너무 늦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실종자 가족 가슴이 다 타들어가는 심정”이라며 “조그마한 단서도 없이 남아있는 4명을 못 찾았을 때 누구나 한결같이 큰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찾아서 살아 돌아온 것만큼 기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자동차에만 타도 멀미하는 딸
헬기선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
마지막모습 독도CCTV로 봐
끝까지 보람느끼면서 일한듯”
이어 그는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에 언론 인터뷰를 망설였다. 그래도 우리 딸이 자랑스럽게 일을 하다 이런 일이 발생했고, 부모 된 입장에서 슬퍼만 할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언론인터뷰를) 하게 됐다”며 “수색 당국에서도 고생이 많다. 어렵더라도 조금만 더 고생하셔서 나머지 실종자를 이른 시일 안에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딸 마지막 모습을 독도 CCTV를 통해 봤다. 밝은 낯으로 갔다오면 아빠·엄마한테도 전화하고 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즐겁게 일을 한 것 같다”며 “부모 입장에선 가슴이 아프지만 그래도 편한 마음으로 보내줄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구급대원의 어머니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딸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의 편지를 인터뷰를 통해 써내려갔다.
“우리 딸, 엄마가 소방관 싫어 했지만 되고 나서 1년은 정말 우리 딸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자랑했던 거 알지?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고 우리 딸 가슴에 묻고 있을게. 우리 단비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박 대원은 대학때부터 소방관이 되고 싶어했다고 한다. 부모 반대에도 중앙119구조본부 구급대원이 되었고 소명을 다했다. 구급대원이 되고 나서는 소방헬기를 타기 위해 별도 공부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차만 타도 멀미를 했지만 헬기 안에서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환자를 구조했다.
박 대원은 또 사랑받는 동료였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박 대원 동료들은 박 대원 가족에게 그동안 박 대원을 찍은 사진이 담긴 USB를 전달했다. 한 선임 구급대원은 부모와 떨어져 홀로 지내는 박 대원이 안쓰러워 사고 이틀 전 박 대원을 집으로 불러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챙겨 먹이기도 했다고 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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