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근·현대 음악가 삶과 예술, 아카이빙으로 재조명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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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3 07:53  |  수정 2019-11-13 07:54  |  발행일 2019-11-13 제27면
지역 음악사 다큐멘터리‘대구 음악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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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음악학원 강사와 수강생들이 함께 찍은 사진. 바리톤 이점희(앞줄 오른쪽 두번째)는 1950년 2월 자신의 동성로 자택에 대구음악학원을 열고, 학생들에게 성악과 피아노, 바이올린, 작곡을 가르쳤다.

‘연중 음악이 흐르는 도시, 대구’의 토대를 만든 근·현대 음악가들의 삶과 예술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가 제작됐다. 지역 음악사의 첫 체계적 아카이빙 사례로 지역 음악사 관련 고증 자료의 일부는 이번에 최초 발굴돼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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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현악회 창립 공연 포스터.

대구현악회 공연포스터 모티브로 시작
원로 음악인 안종배·남세진 등 출연
그 시절, 음악과 인생 이야기 풀어내
1950∼70년대 공연사진 등 최초공개


대구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 2주년을 기념, 대구 음악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다큐멘터리 ‘대구 음악의 발견’을 제작해 14일부터 방영한다. TBC 대구방송과 공동으로 제작한 ‘대구 음악의 발견’은 TBC에서 14일 밤 11시 방송된 후, 12월 중 SBS를 통해 전국에 방영될 예정이다. 방송 후에는 2~5분 분량의 영상으로 재편집해 유튜브 채널 등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대구는 국내 유일의 제작형 오페라 극장인 오페라하우스가 있고, 매년 가을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펼쳐지는 도시다. 또 창단 55주년을 맞은 대구시향이 상주하고 있는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는 매년 가을 전국 클래식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월드오케스트라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처럼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 대구에 과거 음악으로 사회를 치유하고자 노력한 음악가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계성학교에서 작곡가 박태준에게 음악을 배운 후 음악가의 꿈을 키운 바리톤 이점희(1915~1991)와 6·25 전란 후 대구로 피란 온 음악가들과 교류하며 교향악 운동을 펼친 지휘자 이기홍(1926~2018) 등이 그들이다.

다큐멘터리는 1957년 발족한 대구현악회(회장 이기홍·대구시향의 전신) 창립 연주회 포스터를 모티브로 시작, 1952년 한국전쟁기에 발족한 대구음악연구회(회장 이점희)와 그 시절 음악인들의 활동을 재구성한다. 원로 음악인들과 작고 음악인들의 유족, 음악전문가들의 증언, 원로 음악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사진 자료들을 통해 과거를 되돌아본다.

대구현악회 창립 멤버로 대구시향 창단을 함께한 원로 음악인 안종배, 서울에서 박태준 선생을 사사한 후 대구로 내려와 대구오페라단의 오페라에 단골 출연한 원로 음악인 남세진 등이 출연해 그 시절 음악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음악이론가 손태룡이 특별 출연해 관련 사실과 자료에 대한 고증도 덧붙인다. 일제강점기 음악가들의 활동 사진, 1950~60년대 클래식 공연 포스터와 공연 사진, 1960~70년대 오페라 공연 포스터와 사진 등 이번 방송을 통해 최초 공개되는 자료도 많다.

대구시는 이번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음악 창의도시 대구의 토대가 된 향토 음악사 스토리를 발굴하고, 발굴된 스토리는 교육, 전시, 홍보 및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호섭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원로예술인 아카이빙을 통해 대구 예술이 가진 저력과 스토리를 발굴해 나가겠다. 자료가 축적되면 ‘문화지도’를 만들어 문화·예술·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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