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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전문성 부족…문화예술 전담조직 위상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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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진실기자
  •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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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주년 맞은 대구문화재단 진단] <하> 문화재단 이대로 괜찮나

조직 쇄신으로 정체성 못찾으면

존립 걱정할 위기상황 맞을 수도

재단 특수성·자율성 더 강화해야

대구문화재단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대구문학관(위쪽)과 대구예술발전소 전경.  <영남일보 DB>
지난 10년은 대구지역 문화·예술 환경에 있어 큰 변화의 시간이었다. 2009년 대구문화재단이 설립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으며, 지난 10년간 대구 각 구·군 기초 문화재단들도 잇따라 생겨났다. 이들 문화재단은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 지금 일종의 변곡점 혹은 기로에 서있다. 대구 문화계 일각에서는 이들 문화재단이 스스로 역할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년, 뭐가 문제였나

“문화재단 설립은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민간을 끌어들여 협치를 이루자는 취지가 있다” “문화재단의 역할에 대한 절대적 기준은 없으나, 지역문화 활성화 및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예술활동 지원사업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복합적인 기능 수행이 필요하다” “국내 다른 지역 문화재단들은 명확한 기능 설정 없이 관례에 따라 설립되는 추세로, 관(官)과의 역할 차별성은 낮고 재정 의존도는 높은 실정이다. 대구문화재단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독립성·전문성·효율성을 갖춘 문화예술진흥 전담조직으로서 고유한 위상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2008년 1월, 대구문화재단 설립을 1년 앞두고 발간된 대구경북연구원 보고서가 지적한 내용이다. 해당 자료를 살펴보면 대구문화재단에 대한 높은 기대와 우려가 함께 담겨져 있다. 당시 대경연 자료에서 예상됐던 대구문화재단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우려는 현실화됐다.

대구문화재단 설립 10년이 지난 지금, 재단을 ‘독립성·전문성·효율성을 갖춘 문화예술진흥 전담조직으로서 고유한 위상을 갖춘 조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재단은 문화예술활동 지원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복합 기능 수행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문화예술 축제도 대구 컬러풀페스티벌, 동아시아 대구 보자기 축제 등 대구시가 기획·주최하는 축제를 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선에서 그친다.

◆역할·정체성 확립해야

대구지역 문화계 관계자들은 대구문화재단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내부 갈등’과 ‘취약한 토대’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대구문화재단에서 불거져 나온 잡음의 이면에는 내부 갈등과 불안한 조직 상황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조직의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인해 내부 갈등이 불거지고, 그 내부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면서 조직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재단이 제 역할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제대로 포지셔닝을 하기도 전에 내부 문제로 반목을 이어가면서 외부에는 재단이 ‘잡음 많은 곳’이라는 이미지가 굳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문화재단 전(前) 이사를 지낸 한 인사는 “대구문화재단이 제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부에 남아있는 갈등의 불씨부터 진화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재단이 어떤 일을 해도 카리스마있게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며 “대구시도 문화재단을 ‘산하 사업소’나 하부 기관 정도로 인식하지 말고, 문화재단의 특수성과 자율성을 보다 더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문화재단은 최근 조직 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조직 안정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는 “대구문화재단은 250만 시민들의 것이다. 평판을 일신해 문화재단이 제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각 구·군 문화재단도 이대로 가다가는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초 문화재단은 ‘계륵’신세

대구 각 구·군에는 10년 전부터 문화재단 ‘설립붐’이 일기 시작해 2010년 대구 수성문화재단을 시작으로 달성문화재단(2011년), 동구문화재단(2013년), 달서문화재단(2014년), 행복북구문화재단(2018년)이 생겨났다. 현재 대구에는 서구와 남구를 제외하고 각 기초 지자체들이 저마다 문화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단체장들이 문화재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문화재단의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지역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선거 공신’이나 ‘측근’을 전문성과 상관없이 문화기관장에 앉히는 사례가 잇따랐던 것. 단체장 치적 만들기를 위한 ‘보여주기용 행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문화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대구 문화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의 한 기초 문화재단은 재단 해체를 검토한 일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처럼 일부 단체장이나 권력자들이 문화재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든다면,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문화재단들이 존립 여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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