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험지’ 인재영입 박차…한국당은 “니가 가라 하와이(험지)”

  • 김상현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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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4   |  발행일 2019-11-14 제4면   |  수정 2019-11-14

더불어민주당이 ‘험지’로 여기는 경기 이천과 충남 홍성·예산, 경남 사천·남해·하동 지역에 출마가 예상되는 새 인물들을 영입, 13일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김학민 전 순천향대 산학협력부총장, 황인성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의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지역에서 내년 4·15 총선 승리를 확신했다.

與취약지역 경기 이천 등 3곳
김용진·김학민·황인성 입당
TK에서도 교수 등 접촉 계속

윤호중 사무총장은 “경기 이천과 충남 홍성·예산, 경남 사천·남해·하동은 지금까지 우리 당의 취약 지역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그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훌륭한 후보들과 당이 힘을 합쳐 노력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예산 차관이 정치를 한다니 이천에서도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이천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힘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김 전 부총장은 “홍성·예산이 도청 소재지임에도 쇠퇴하는 농촌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발전을 이끌겠다”고 했고, 황 전 사무처장도 “고향 변화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날 세 사람에 대한 입당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건 지역 주민들에게 해당 지역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전문성’ 있는 인물로 총선에 승리하겠다는 전략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사무총장은 “아직 공천된 건 아니다”면서도 “이미 출마 준비를 마친 사람들로, 하루 빨리 현장에서 뛸 수 있도록 중앙당에서 배려한 것”이라고 말해 이들의 공천이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편, 대구경북(TK)지역 인사 영입과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TK에서도 정부 인사나 교수들을 대상으로 영입을 위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며 “영입이 확정되는대로 발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TK 전략공천 1호’로 꼽히며 구미지역 출마설이 나돌았으나 불출마 의사를 밝힌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당의 계속되는 설득으로 출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한국, 초재선·중진간 떠넘기기
홍준표 “황교안부터 험지가라”
집안싸움에 지역 정치권 불만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중진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만 있을 뿐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국회의원은 없다. 오히려 초·재선 의원과 중진 간 ‘떠넘기기’ 모양새만 보이고 있어 ‘험지 출마 인재영입 입당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국당 친박(親박근혜) 재선인 김태흠 의원이 지난 5일 ‘영남권·강남3구 중진 용퇴 및 험지 출마’를 공개 요구한데 이어 7일에는 초선의원 25명이 전·현직 지도부와 대권후보군,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촉구하는 한편 자신들의 거취를 ‘백지위임’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서 잇단 용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중진 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하지만, 중진 의원들은 험지 출마에 대한 거부감이 역력하다. 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북콘서트를 위해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당을 위해 (수도권 험지 출마가) 더 중요하다고 하는데, 저 혼자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영남에 큰 뿌리를 두고 있는데 영남의 지도자들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고, 당도 흔들리고 있어 대구 수성구갑 출마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구 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날 홍준표 전 대표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 내내 험지만 다녔는데, (초·재선 의원들이) 험지 출마 운운하기에 참 어이가 없었다. 민주당 (의원들)처럼 총선 출마하지 않는다고 하지는 않고 따뜻한 고향에 앉아 매년 출마하면서 선배들 보고 험지 가라고 하는 것은 참내…”라며 “오래전 ‘친구’라는 영화 대사 ‘니가 가라 하와이’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또 황교안 대표와 김병준 전 대표에게 서울 강북 험지 출마를 권했다.

홍 전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황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강북 험지로 나가 한국당 바람을 일으켜 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또 김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강북 험지로 나가 당이 총선에 바람을 일으키는 데 일조하기 바란다"고 했다.

대구경북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인적쇄신을 위해 선수를 치고 있는데, 한국당은 집안 싸움만 하고 있는 꼴”이라고 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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