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엔 정원, 빈집엔 텃밭…대구 도심에 자연이 싹튼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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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6 07:20  |  수정 2019-11-16 07:20  |  발행일 2019-11-16 제1면
옥상엔 정원, 빈집엔 텃밭…대구 도심에 자연이 싹튼다
늘봄요양원에 마련된 옥상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놀봄요양원 제공>
옥상엔 정원, 빈집엔 텃밭…대구 도심에 자연이 싹튼다
대구농업기술센터 부지 내 텃밭. ‘초보 도시농부학교’ 수강생들이 텃밭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 <대구농업기술센터 제공>

삭막한 도심 속 틈새 공간을 이용한 옥상공원과 텃밭이 시민들에게 성큼 다가왔다.

가장 먼저 달라진 곳은 오랜기간 방치돼 있던 옥상이다. 푸른 잔디와 나무, 계절에 따라 피고지는 꽃들이 가득한 자연 휴식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냉난방비 절감, 열섬현상 완화, 미세먼지 저감 등 다양한 부수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런 장점 덕에 외국에서는 이미 도시 건축물 옥상 면적의 일정 부분 이상을 녹지로 꾸며야 하는 의무 조항을 두고 있다. 일본 도쿄는 1천㎡ 이상 대지 건축물 옥상의 20% 이상, 미국 포틀랜드는 신축 관공서 옥상 면적의 70% 이상을 녹지대로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구시 역시 2007년부터 ‘푸른 옥상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2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축구장 17개 면적과 맞먹는 12만㎡의 옥상정원을 확보했고, 올 연말까지 사업비 11억2천여만원을 투입해 67개소를 추가할 계획이다.

일선 구청, 경찰서를 비롯한 공공부문뿐 아니라, 일반주택과 병원 등 민간부문의 참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4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공공부문 64개소·민간부문 601개소의 옥상 정원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고, 앞으로도 옥상을 푸른 정원으로 바꾸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시 농부를 꿈꾸는 이들이 늘면서 ‘텃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도심 속 텃밭은 직접 키운 친환경 채소, 과일을 가족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장점 이외에도 일을 하면서 건강을 챙기고, 새로운 이웃을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택가에 오래 방치된 빈집을 지자체가 임차해 텃밭으로 가꾸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대구 남구청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이천동 일대 빈집 터에 텃밭을 마련해 주민들과 함께 가꾸고 수확물을 취약계층에 기부하고 했다. 서구는 내당동, 비산동, 평리동, 상중이동 등의 빈 공터 총 31곳을 나눔텃밭·화단·정원 등으로 탈바꿈시켰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한승원 박사는 “옥상정원과 텃밭의 토양이 물·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면서 “도심 속 녹지는 공기정화, 에너지 절약 등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왔다. 자연을 가까이 두면 정서적인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환경을 보전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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