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 실망 이르다”…배치표 보며 전략수립 돌입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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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6 07:30  |  수정 2019-11-16 08:34  |  발행일 2019-11-16 제6면
■ 대구의 고3교실 가보니…
가채점 결과로 지원 대학 가늠
실시간 등급컷 보며 대화 나눠
“결과따라 수시계획 다시 세울것”

15일 오전 9시30분쯤 찾은 대구 청구고. 계단을 올라 복도에 들어서자 서로를 격려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한 학생은 “가고 싶었던 대학 최저등급 기준에 안 맞다. 대신, 다른 학교는 맞춰서 다행”이라고 말하며 같이 있던 친구의 어깨를 감쌌다.

이날 청구고 3학년 9반 학생들은 대체로 밝은 표정으로 전날 치렀던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등급커트라인’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교사와 함께 배치표를 보며 지원할 대학을 가늠해 보는 학생도 있었고, 아직 가채점을 마치지 못한 몇몇은 수험표 뒤에 빼곡히 적은 숫자 위에 빨간펜으로 정답을 체크하고 있었다. 교실 앞에 펼쳐진 노트북 화면에는 가채점 점수를 기록하는 표가 띄워져 있었다. 진학 상담을 받기 위해 가채점 결과를 입력해야 하는 것.

지난해와 달리 이번 수능은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수학’과 탐구 과목 중 하나인 ‘지구과학’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공통 과목(국어·영어·한국사)의 경우 대체로 6·9월 모의고사와 비슷했다는 반응이 다수여서 채점을 하면서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지만, 수학과 지구과학은 문항 난이도 편차가 있었다는 것.

학생회장 정민기군(19)은 “수학 가형이 조금 까다로운 느낌이었다"면서 “원래 어렵게 출제되는 4점짜리 문항은 다소 쉬웠고, 반대로 3점짜리 중에 계산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어 당황스러웠다. 가채점을 마치고 가장 실망했던 게 수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군은 “(가채점 결과) 평소보다 점수가 낮게 나왔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수시 전형에 집중할 생각이다. 입시가 모두 끝나면 그동안 가지 못했던 여행도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같은 반 최우영군(19)은 “수학이 어려웠던 건 마찬가지다. 또 이과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과목이 지구과학인데 너무 어려웠다. 응시자가 많아져 변별력을 두려 그런 거 같다"라면서 "등급에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남은 수시일정 계획을 다시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담임으로 수험생활을 함께한 김종성 교사(41)는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실망하는 학생도 있는데 아직 이르다”면서 “수시 면접·논술이 남았고 합격 발표가 나기 전까지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그동안 고생했고 조금 더 힘내서 꼭 원하는 대학에 갔으면 한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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