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심 속 허파 역할하는 녹지, 많을수록 좋다

  • 논설실
  • |
  • 입력 2019-11-18   |  발행일 2019-11-18 제31면   |  수정 2020-09-08

겨울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인 고농도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책 찾기에 부산하지만 사실 하루이틀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획기적인 방법도 없다. 그나마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도시의 공기를 맑게 해주는 도시숲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에 대구시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하는 도시숲 조성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시는 최근 열린 ‘대구시 공원녹지포럼’에서 “환경위해물 저감 목적의 생활환경숲을 매년 10~17곳씩 만들어 2028년까지 도시숲 285곳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세먼지 발생원에서 시민생활권으로의 확산을 차단하는 미세먼지 저감숲을 서대구일반산업단지, 성서일반산업단지 등에 만들 예정이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시 관계자는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가지·나무줄기가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과정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 및 폭염 완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에 조성된 나무 1그루는 1년에 미세먼지 35.7g을 흡수하고, 1㏊의 숲은 미세먼지 46㎏을 포함한 대기오염 168㎏을 저감한다. 이른바 ‘숲세권’이라 해 도시에서도 숲 주변에 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시숲은 우울증 완화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숲과 함께 열섬현상 완화,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을 주는 도심 속 녹지로 옥상공원과 텃밭이 있다. 대구시는 2007년부터 ‘푸른 옥상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축구장 17개 면적과 맞먹는 12만㎡의 옥상정원을 만들었다. 옥상정원은 구청, 경찰서 등의 공공부문만이 아니라 일반주택, 병원 등 민간부문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들 옥상정원은 시민에게 개방돼 휴식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건물 옥상에 정원을 만들면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가 있다. 건물을 식물 잎과 줄기가 덮어 녹지공간이 많아지면 열기를 차단하는 효과를 얻는다.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활용하면 음식물쓰레기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직접 식물을 키우면서 정서적 안정감과 수확의 기쁨도 얻는다. 남구청, 서구청 등에서는 주택가에 오래 방치된 빈집을 지자체가 임차해 텃밭으로 가꾸는 사업을 추진해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숲을 비롯한 옥상공원, 텃밭 등의 도심 속 녹지는 경관적 가치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미세먼지를 줄이는데도 큰 효과가 있다. 도심 속 녹지가 많을수록 좋은 이유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