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성 배제 시스템공천 의지…지지층 표심얻기엔 회의적 시각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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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2   |  발행일 2019-11-22 제4면   |  수정 2019-11-22
한국당 총선 공천룰 논의
당무감사·여론조사 등으로 평가
20대국회 책임론 공천기준 제기
주관성 배제 시스템공천 의지…지지층 표심얻기엔 회의적 시각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장인 박맹우 사무총장(가운데)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역의원 3분의 1 이상 공천 컷오프 추진 등 내년 총선 물갈이 폭과 기준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1일 ‘현역의원 3분의 1 컷오프(공천배제)’ 방침을 밝히고 나오자 대구경북(TK) 정치권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당이 대폭적인 물갈이 공천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에 당의 안방인 TK 지역에선 더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한국당 총선기획단 단장인 박맹우 사무총장은 이날 총선기획단 회의 브리핑에서 “21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 절반 이상 교체하는 개혁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또한 교체율을 높이기 위해 현역의원 3분의 1 이상 컷오프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출마 의사가 있는 지역구 의원 중 3분의 1을 쳐내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과 비례대표를 포함해 절반 이상을 새 인물로 공천하겠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선 ‘현역의원 3분의 1 컷오프’ 방침이 대구경북 정치권에 적용될 경우 물갈이 폭은 더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수지지층이 많은 대구경북에서 ‘대폭 물갈이’를 통해 개혁공천의 신호탄을 올리면 충청권을 넘어 수도권까지 선거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대구경북에선 현역의원 공천탈락 비율이 50%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지난 20대 총선 공천에서 대구의 경우 현역의원 12명 중 3명(조원진·윤재옥·김상훈)만 재공천(25%)되고 나머지 8명이 낙천했다. 경북에선 현역 13명 중 재공천에 성공한 의원은 7명(최경환·이철우·김광림·강석호·박명재·이완영·김종태)으로 재공천율이 54%였다. 대구경북을 합친 재공천율은 40%이며, 따라서 컷오프 비율은 60%에 이른다.

하지만 당시 ‘대폭 물갈이’의 배경에는 ‘진박(진짜 친박근혜) 감별사’ 발언과 ‘진박 후보 6인방’ 회동 등 친박계의 공천 전횡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 결과 선거 표심이 등을 돌렸고 선거참패로 이어졌던 셈이다. 때문에 이번에 대폭적인 교체 공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먼저 제시해 국민 공감을 얻고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총선기획단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컷오프 기준으로는 당무 감사 결과와 여론조사, 면접 등이다. 평가 점수를 계량화하는 대신에 정성평가 등 주관성을 최대한 배제해 ‘시스템 공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평시(平時)’ 수준의 공천기준만으로 돌아선 지지층 표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그래서 20대 국회 임기 중에 일어났던 과거사에 대한 책임론을 공천기준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보수정권 몰락과 보수정치권 위기를 초래한 데 대해 해당 의원들이 스스로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최선”이라면서 “그게 안된다면 중앙당이 나서서 국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기준을 내걸고 대대적인 개혁공천에 나서야 지지층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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