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우주 콜라는 탄산 함량이 적다. 콜라를 마시고 트림을 하면 지구에서는 중력이 있으니까 가스만 나오는데 우주에서 트림을 하면 콜라도 같이 뿜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선 안에는 민감한 부품들이 많아서 과자 부스러기도 금지되는 마당에 끈적한 음료수가 둥둥 떠다닌다면 그야말로 재앙이다. “뭘 먹든 우주에서 먹으면 맛이 끝내주겠다.” “뭘 먹든 우주에선 맛을 잘 못 느껴서 간을 세게 해야 해. 게다가 처음 우주로 올라가면 속이 울렁거려서 밥도 잘 못 먹어.” “우주 식량도 전투 식량하고 비슷하게 생겼어?” 친구의 질문에 K는 치약을 들어보였다. “처음엔 이렇게 생긴 것을 짜 먹었지.”
우주 식량은 유리 가가린이 처음 먹었다. 1961년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지구 상공을 돌 때 고기가 든 튜브와 초콜릿 튜브를 짜서 먹었다. 70년대에는 비닐 백에 든 음식을 물에 불려 먹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했고 지금은 프랑스의 일류 셰프인 알랭 뒤카스가 최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맛의 음식을 우주로 보내고 있다. 식판은 평평한 대신에 음식이 든 팩은 찍찍이로 그릇은 자석으로 고정시켜 둔다. “지금은 어떻게 만드는데?” “마트 가서 장보고 요리하는 건 똑같아. 그 후 건조기에 넣고 수분을 뺀 다음 진공 포장을 하지.” “아하, 핫바처럼 말이지?” 그때 술에 잔뜩 취한 손님이 편의점 문을 밀면서 소리쳤다. “하빠!” “예?” “하빠!” 어리둥절하는 K 대신에 친구가 핫바 하나를 카운터로 갖고 왔다. “1천500원입니다. 손님!” “단골손님이야?” K가 속삭이며 물었다. “응 근데 이제 큰일 났다 우리.” 창가에 앉은 손님이 핫바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술은 취했지만 핫바 먹는 게 뭐가 문제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손님은 핫바를 마이크 삼아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벼얼비치 허러넌! 다리럴 건너어~”김영준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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