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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특별법 처리 ‘안갯속’…양당, 네탓 공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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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혁식기자
  •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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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법안 국회 통과 ‘공염불’ 되나

청년기본법 제정을 위한 청년단체 연석회의 관계자들이 2일 오전 국회 앞에서 청년기본법 등 약 200개 민생법안 통과를 자유한국당이 가로막았다고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지진특별법’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여야는 2일 국민적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해 앞다퉈 ‘원포인트 본회의’를 외쳤지만, 서로 간의 입장차로 타협점을 찾지는 못했다. 현재로선 여야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뒤로 민생법안 처리 순서가 밀릴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민주·한국당 비판여론 무마위해
앞다퉈 ‘원포인트 본회의’ 외쳐
법안 입장차 커 합의 가능성 낮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인근 ‘투쟁 텐트’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불법 국회봉쇄 3일차다. 하루빨리 통과돼야 할 민식이법, 각종 민생법안이 여당의 국회봉쇄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는데, 왜 여당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냐”고 여당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압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달 29일 본회의가 열렸으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하지 않았던 민식이법은 당연히 통과됐을 것”이라면서 “대체 누가 그 본회의를 불법적으로 막았느냐. 바로 여당이다. 바로 문희상 국회의장”이라고 민생법안 통과 불발에 따른 책임을 여당에 돌렸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린이 교통안전법, 유치원 3법, 데이터 3법, 국회법 등 민생개혁 법안을 필리버스터 없이 우선 처리하자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의 제안은 우리의 문제의식과 다르지 않다”면서도 “(본회의 개최를 위해선) 이미 제출된 199개 전체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정식으로, 공개적으로 자유한국당이 취소해야 한다. 아울러 이후 같은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포인트 본회의 필요성에 찬성하면서도, 전제 조건으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당의 수용 가능성이 희박한 조건을 내건 배경에는 민생법안 처리 지연에 따른 비난 여론이 한국당에 더 쏠리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선 양당의 원내대표가 외치는 ‘원포인트 본회의’는 비난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발언이며, 진정성이 결여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은 이미 민생법안에 대한 입장차로 합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공염불’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날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2일 본회의를 소집해 ‘민식이법’ 등 어린이교통안전법, 유치원 3법, 원내대표 간 처리에 합의한 데이터3법과 국회법 등 민생개혁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민주당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가 완전히 전제되지 않은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순수한 민생법안, 경제활력법안, 비쟁점법안을 처리하자고 한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식이법을 처리한다는 것은 못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유치원 3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으로, 한국당이 법안심사 초기부터 법안내용에 반대해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통해 본회의까지 끌고 온 법안이다. 게다가 한국당은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에서 관리되는 정부지원금과 달리 ‘학부모부담금’은 별도 회계로 분리해 자율적으로 관리토록 하는 수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이다. 만약 유치원3법이 본회의에 상정됐을 때 수정안과 원안을 놓고 표결에 부치면 금방 결론이 날 수 있기 때문에 한국당으로선 표결 전에 필리버스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모든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지역 현안인 포항지진특별법안도 엉뚱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 당초 지난달 29일로 기대됐던 특별법안의 본회의 통과가 무산되자 지진 피해주민들은 큰 실망감에 휩싸이면서 고통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피해주민들은 지진발생 2년이 넘도록 대피소인 흥해실내체육관에서 텐트 생활을 계속하면서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쳤지만, 특별법안 통과에 한가닥 희망을 갖고 버텨왔다”면서 “법안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에 치여 발목이 잡혔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고 분노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별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3개월 뒤에 시행되며, 피해자 인정절차를 거쳐 피해구제지원금이 지급되고 지역 경제활성화와 공동체회복 지원도 가능해진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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