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 전환했지만, 디플레 그림자는 여전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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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3 07:11  |  수정 2019-12-03 07:11  |  발행일 2019-12-03 제16면
11월 지수, 작년동월比 0.2%↑
대구 0.3% 상승·경북 0.2% 하락
전국 근원물가 20년 만에 최저
수요 줄어 0%대 저물가 이어져
20191203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근원물가는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는 모습이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공식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는 8월(0.0%) 보합에 이어 9월(-0.4%)에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10월(0.0%)에 다시 보합을 보였다.

근원물가는 20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러 우리 경제 수요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속에서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한 데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유가와 농산물 영향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 공식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 9월(0.6%)을 제외하면 1999년 12월(0.5%) 이후 가장 낮다. 올해 1~11월 근원물가 상승률(0.9%)도 1999년 1∼11월(0.3%) 이후 가장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역시 9월을 제외하면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경제전문가들은 근원물가가 20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것은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근원물가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문다는 것은 수요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방증”이라며 “경기가 안 좋아 시장수요가 그만큼 취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평균적으로 0%대 저물가가 지속하면서 국내 경제에 성장의 힘이 없다는 불안감이 확대되면 물가에 대한 기대도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동북지방통계청의 ‘대구경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11월 대구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8(2015년=100)로 전년동월대비 0.3% 상승했다. 경북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24(2015년=100)로 전년동월대비 0.2% 하락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근원물가 상승률=물가 변동을 초래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일시적인 공급 충격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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