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물갈이 위협 TK의원, 공천 살생부 작성때 방패막이 기대”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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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0   |  발행일 2019-12-10 제4면   |  수정 2019-12-10
한국당 새 정책위의장에 ‘친박’ 김재원의원 선출 의미
“쇄신도 우리 스스로 존중해야”
황교안 당쇄신에 부정적 입장
20191210
강기정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이 9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재원 신임 정책위의장을 찾아 당선 축하인사를 전하며 난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이 9일 고배를 마신 반면, 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이 정책위의장에 당선되면서 경북 중진 2명의 희비가 교차했다.

두 의원의 엇갈리는 위상은 향후 대구경북(TK) 정치권을 겨냥한 당 쇄신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이번 경선에서 실시된 1차 투표에서 28표, 결선투표에서 27표를 각각 받아 공동 2위로 탈락했다. 같은 2위를 차지했던 김선동·김종석 의원 조와 표를 나눠가지면서, 지난해 경선에서 같은 비박계 후보인 김학용 의원이 얻었던 35석에도 못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대구경북(TK) 의원 중에서 일부는 ‘수도권 원내대표가 당선되면 TK 공천 물갈이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지역 출신인 강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강 의원은 이번 패배로 본인의 정치적 입지마저 불안한 처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에 비해 김재원 의원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정원 특활비 문제로 검찰수사와 재판를 받는 동안에는 정치무대에서 거의 존재감이 없었으나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7월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직을 차지했고, 이번에 정책위의장직까지 거머쥐었다.

김 의원은 표결 직전에 이뤄진 정견발표에서 “요즘 우리 당이 쇄신, 혁신을 말한다. 우리가 반성한다면서 우리에게 회초리를 든다”면서 “우리가 혁신하고 쇄신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우리 말을 존중해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최근 황교안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당 쇄신’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당내 일각에선 러닝메이트인 심재철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될 경우 물갈이 대상 위험을 느끼는 영남권 의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꺼낸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본인도 친박(親박근혜)계 핵심으로서 ‘보수정권 몰락’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실제로 TK를 겨냥한 인적쇄신 흐름이 있을 경우 이를 저지하는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공천관리위가 도출한 ‘살생부’를 최종 의결하는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면서 “정책위의장도 나름대로 발언권이 있기 때문에 위기에 몰린 의원들은 김 의원에게 구명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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