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식객단이 추천하는 이집 어때!] 이탈리안 가정식 레스토랑‘비엔’

  • 박종진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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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0   |  발행일 2019-12-10 제13면   |  수정 2019-12-10
고소함의 끝 식스 치즈피자·새우 듬뿍 알리오 올리오…‘이탈리아’ 감성 가득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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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바질페스토와 올리브유로 만든 제노베제는 이탈리아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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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렐라·체다·고르곤졸라·에멘탈·파마산·리코타치즈가 어우러진 식스 치즈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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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산 엔초비로 간을 낸 알리오 올리오는 단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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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레스토랑 내부는 빈티지풍의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차 있다.

어디를 가든 편안함을 느낄 때 행복하기 마련이다. 통상적으로 편안함은 자신이 가장 익숙한 환경에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주거지나 특정 장소가 주는 안락함이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경우다. 또는 특정 분위기, 음악, 음식 등을 접할 때 편안하다고 인식하기도 한다. 영남일보와 대구시 관광과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집 어때’ 5편에서는 혼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고, 내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음식점 두 곳을 소개한다.

입구에 조그맣게 꾸며놓은 정원이 정겹다. 상호는 ‘La Taverne Bien’. 프랑스어로 ‘타베른’은 음식점, ‘비엔’은 좋다, 만족스럽다는 뜻이다. 잔디 사이 한 줄로 서 있는 디딤돌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늑함이 느껴진다. 아담한 공간이 지닌 힘이다. 내부는 1층과 2층으로 나뉜다. 좁으면서 위로 긴 형태로 마치 인형의 집에 들어온 듯하다. 실내 공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빈티지하다. 유럽풍의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서다. 원목으로 마감한 천장과 레이스 커튼, 도자기로 된 전등갓은 아늑한 분위기를 더한다.

인테리어는 윤찬영 대표의 취향이다. 틈틈이 소품을 구해 직접 꾸몄다. 자신의 첫 식당에 대한 애착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식 요리강사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윤 대표는 어릴 때부터 음식 만드는 게 취미였다. 특히 이탈리아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결국 취미가 업이 됐다.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운 지 8년 만에 고향인 대구에 식당을 차렸다. 2016년 봄의 일이다.

윤 대표는 소박하고 편안한 맛을 지향한다. 자신의 식당을 이탈리아 가정식 전문점이라고 소개하는 이유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도 식재료다. 가족에게 만들어 주는 음식은 정성이 반, 질 좋은 재료가 반이기 때문이다. 사실 음식 맛의 상당 부분은 식재료가 결정한다.

해산물은 인근 매천시장에서 공수해오고, 크림이나 올리브유, 밀가루 등은 이탈리아·프랑스 현지산을 사용한다. 도(dough)는 매일 반죽해 숙성시키고, 토마토 소스도 매일 혹은 이틀에 한번 2시간 이상에 걸쳐 직접 만든다. 소금과 설탕도 최소한으로만 쓴다. ‘좋은 식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든다’는 윤 대표의 철학이다.

이탈리아 음식을 만들지만 전통의 맛만 고집하지는 않는다. 고객의 입맛에 맞게끔 레시피를 수정한 요리도 선보인다. 대표적인 메뉴가 알리오 올리오, 식스치즈 피자 등이다. 알리오 올리오는 조금 독특하다. 감바스 알 아히요(올리브오일과 새우를 주재료로 만든 전채 요리)에 가깝다. 이탈리아산 엔초비(청어족 생선 젓)로 간을 내 단맛과 매운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한국인 입맛에 맞춘 퓨전 음식이다.

식스 치즈피자는 이름 그대로 6가지 치즈가 토핑으로 올라간다. 모차렐라, 체다, 고르곤졸라, 에멘탈, 파마산, 리코타 치즈가 어우려져 ‘고소함의 끝’을 보여준다. 화덕을 사용하진 않지만 오븐에 돌을 넣어 조리온도가 낮은 단점을 보완했다. 덕분에 도의 식감이 꽤 쫄깃하다.

반면 올리브 제노베제는 클래식하다. 바질과 마늘, 잣, 치즈로만 페스토(열을 가하지 않는 소스)를 만들어 식재료의 신선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고소하면서 향긋한 맛이 기대 이상이다. 마르게리타 피자도 전통의 맛을 낸다.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 바질잎, 올리브유로만 피자를 만들어 담백함이 살아있다. 바질·모차렐라치즈·토마토는 초록색·흰색·빨간색의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한다.

토마토를 베이스로 한 메뉴 중 아라비아따도 인상적이다. 아라비아따 특유의 매콤함을 모차렐라 치즈가 부드럽게 잡아준다. 매운맛을 싫어하더라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새우 육수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크림 제노베제도 시그니처 메뉴다. 한우 채끝 스테이크는 하루전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식재료 맛이 듬뿍 느껴지는 가정식 이탈리아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을 기억하자. 대구시 북구 칠곡중앙대로 181. 월·일 휴무. 브레이크타임 오후 3시30분~5시.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백은영 식객의 한줄평

‘비엔이란 상호처럼 모든 것이 좋고, 만족스럽다’- 아늑한 분위기에서 이탈리아 가정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소품·식재료 하나하나 오너 셰프의 정성이 느껴진다.

◆평점(5점 만점): 맛 ★★★★★ 분위기 ★★★★ 친절도 ★★★★★ 가성비 ★★★★

※대구시가 운영하는 ‘대구식객단’은 지역 음식 홍보와 맛집 정보 전달은 물론, 음식문화개선을 위한 모니터링을 담당하고 있다.

공동기획지원 : 대구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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