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기의 북핵, 한·중 정상이 해법 찾을 수 없나

  • 논설실
  • |
  • 입력 2019-12-12   |  발행일 2019-12-12 제31면   |  수정 2020-09-08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향후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한국시각으로 오늘(12일) 소집되면서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동안 북미 협상과 관련 안보리 차원에서의 대응을 자제해왔던 미국이 직접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실제 도발하면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는 강한 압박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미국에 ‘새 비핵화 계산법’을 내놓지 않으면 무력도발을 감행하겠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북한이 발표한 ‘중대한 시험’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신형 엔진 실험일 가능성이 크다. 동창리 발사장에서는 2012년 4월 공개된 북한 최초의 ICBM인 화성-13형(KN-08)의 엔진 연소 시험을 비롯해 ICBM급 미사일의 각종 실험이 진행됐다. 그리고 인공위성임을 주장하면서 2016년 2월 ‘광명성 4호’, 2012년 12월 ‘은하 3호’도 이곳에서 발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고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한 상태다.

우리 국민 입장에선 북한과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쏟아내며 공방을 주고받는 모습이 위태롭기 짝이 없다. 안보리 이사회에서 어떤 결의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북한이 이를 무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한 ‘레드라인’을 넘으면 한반도 정세는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특히 대선을 의식한 트럼프의 돌발행동과 북한의 무모함이 겹칠 경우 한반도의 위기지수는 예측하기 힘들다.

한 가닥 낙관적인 돌파구를 찾자면 오는 24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그저께(10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계획을 발표하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3국 간 협력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남북관계는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도 이를 거절했다.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는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프로세스 재가동 등 한반도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서주기만 하면 대북 설득이 가능할 수도 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