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가 > KBS2 아침드라마 '신부의 방' 다영역 이은주

  • 입력 1997-07-28 00:00

지난 5월 열린 97 KBS 슈퍼탤런트 선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신인탤런
트 이은주(21)가 연수기간을 채 마치기도 전에 드라마의 주연으로 나서 주
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처음에는 마냥 좋기만 했어요. 동기들 앞에서는 미안한 마음에 내색을
못했지만, 친구들에게는 자랑하기 바빴거든요. 그런데 막상 본격적인 연습
이 시작되자 잘해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만 들어요. 요즘도 마냥 야
단을 맞지만, 하루하루 지나면서 나아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
어요."

그녀에게 행운을 안겨준 드라마는 지난 7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아침드라마 '신부의 방'. 역할은 바로 이 방의 주인인 신부 다영. 명문대
를 나와 대기업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편모슬하에서 자란 고졸학력의 남자
인수(윤다훈)와 결혼해 시집식구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이를 슬기롭게 극복
해가는 과정을 연기하게 된다.

"사랑으로 대해 주세요."

햇병아리 이은주가 첫 배역을 맡고나서 담당 연출자에게 건넨 말이다.상
대는 신인 연기자들에게 어김없이 '호랑이' 로 불리는 연출경력 30년의 고
성원 PD(60).

고 PD는 이은주에 대해 "연기에 대한 기본은 갖춰져 있는 편이지만, 아
직 감정연결에서는 문제가 있다" 고 말한다. 분위기를 잇지 못하는 연기가
나오면 "네가 자꾸 그러면 다영이가 미친 사람으로 오해받는다" 는 등
의 말로 그녀를 다그치고 다독인다.

"제가 출연한 드라마를 보는 것은 신기하죠. 그러나 보는 것과 연기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분명히 감정표현을 한 것 같은데, 나
중에 보면 꼿꼿하게만 보이더라구요. 녹화해서 대사를 맞춰보면서 줄곧 연
습을 합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 라고나 할까. 이은주는 지난 6월21일 시작한 첫촬영
날 아침 심한 복통과 구토증세로 병원에 입원, 제작진을 바짝 긴장시키기
도 했다. 이유는 식중독. 다행히 며칠후 퇴원해 촬영에 합류 했으나, 이로
인해 배역 교체까지 거론될 정도였다. 결국 자기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
인지를 확실히 경험해본 셈이다.

재학기간중 활동을 제한하는 규정 때문에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극원 연기
과를 중퇴한 뒤, 슈퍼탤런트 선발대회에 나가 2등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고교때 우연히 친구를 따라 연기학원에 갔던 것이 연기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 동기. 남들 앞에서면 늘 앞이 캄캄했지만, 연기를 하면서는 하나도 떨
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주저없이 연기공부를 결심했다고.

'목욕탕집 남자들'의 김희선에, '신데렐라' 의 황신혜, '첫사랑'의 송채
환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는 폭넓은 연기자가 되는 것이 그
녀의 희망사항이다.
<오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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