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기계체조 윤나래·수영 김가을 금

  • 제주에서 변종현 손동욱
  • |
  • 입력 2014-11-01   |  발행일 2014-11-01 제20면   |  수정 2014-11-01
금빛의 두소녀…가을은 눈부시고 나래는 활짝 펴다
전국체전 나흘째
20141101
31일 제주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전 수영 여고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경북의 김가을(경북체고)이 2분02초04의 기록으로 1위로 역영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나래의 날개는 활짝 펴질까. 또 가을이의 봄은 올 수 있을까.

세계 정상과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스포츠 종목이지만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며, ‘작은 기적’을 꿈꾸는 대구·경북의 두 소녀가 전국체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기계체조의 윤나래(대구체고 2년)는 31일 제주시 한라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개별 종목에서 금 2·은 1개를 수확, 전날 개인종합에 이어 3관왕에 올랐다. 또 이날 제주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여자 수영 자유형 200m에 출전한 김가을(경북체고 2년)은 2분02초04의 기록으로 금물살을 갈랐다.

◆나래의 날갯짓…마루서 3번째 금

네 종목 결선에 나선 윤나래는 첫째 종목 도마에서 13.462로 금메달을 수확,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단평행봉에서 실수를 범해 메달권에 들지 못했고, 이어 자신의 주종목인 평균대에서도 실수 없이 비교적 깔금하게 연기를 마쳤지만 2위에 머물렀다. 마지막 마루 종목에 나선 윤나래는 결국 멋진 연기를 수행하며 12.850을 얻어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나래는 지난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메달을 안겨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언니를 따라 일곱 살 때 체조를 시작해 10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하지만 아직 세계의 벽은 높다. 서정수 대구체고 코치는 윤나래의 현재 세계랭킹을 40위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하루 8시간의 훈련을 소화할 정도로 연습벌레인 윤나래는 지난해 다친 팔꿈치를 수술하느라 한동안 연습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다치지 않고, 수행해야 할 연기를 깨끗하게 소화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라고 했다.

치킨을 좋아하는데 체중관리 때문에 맘껏 먹지 못한다는 윤나래는 요즘엔 중3 때부터 커진 키가 다소 고민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윤나래의 키는 156㎝.

서 코치는 “현재 국내에서는 나래에 필적할 선수가 없다. 국가대표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세계선수권과 2016년 올림픽에서 24위 이내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141101
31일 제주 한라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전 기계체조 여고부 평균대 결선에서 윤나래(대구체고)가 멋진 공중회전을 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가을이의 봄…200m 2연패 달성

김가을은 이날 수영 여고부 200m 결선에서 50m 첫 번째 턴 이후 독주하다시피 했다.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 김가을은 자신의 최고 기록을 거의 100분의 1초 앞당겼다. 지난해 인천체전 때 세운 기록은 2분02초88. 김가을은 지난해 400m에서도 4분15초92의 기록으로 2관왕에 오른 바 있다.

김가을의 이번 체전 2연패와 기록 단축은 오랜 부상을 딛고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가을은 한창 촉망받던 중3 때 어깨수술을 받으면서 1년간 수영을 쉬었다. 체조의 윤나래와 비슷한 시기에 ‘동병상련’을 겪은 것. 더 큰 문제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영선수로서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약점을 딛고 이날 금물살을 가른 것이다.

역대 최연소 수영대표로 널리 알려진 김가을이지만 세계의 벽은 체조의 윤나래가 느끼는 만큼 높다. 김가을은 13세이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15세이던 2012년 런던올림픽 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런던올림픽 땐 자유형 400m에 출전했지만 예선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반 바퀴나 늦게 들어오며 ‘벽’을 절감하기도 했다. 조 1위가 4분11초71인 데 비해 김가을은 4분43초46이었던 것. 세계기록은 3분59초15다.

김가을은 지난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 800m계주 한국대표로 출전해 역영했지만 메달을 따는 데 실패했다. 당시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김가을은 첫 번째, 두 번째 주자의 부진을 만회하며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한국은 결국 8분11초55의 기록을 내며 4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김가을은 그래도 쿨하다. “영광도 있었고, 아픔도 있었지만 늘 열심히 할 뿐”이라며 자신만의 경기를 계속 밀고 갈 태세다.

제주에서 변종현기자 byeonj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