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기와 7만여장 기증 약속 받았지만 제작업체 태부족

  • 송종욱,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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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4 07:17  |  수정 2016-09-24 09:36  |  발행일 2016-09-24 제3면
종류·규격 달라 최소 한달 걸릴 듯
기능공 인원도 모자라 복구 하세월
20160924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주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23일 경주시 황남동의 한 기와집에서 작업자들이 피해를 입은 지붕을 보수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gnam.com

9·12 경주 강진으로 한옥 피해가 컸던 가운데 기업과 단체에서 복구를 위해 기와를 기증하고 있지만 제 모습을 찾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지붕과 담장의 기와가 부서지거나 떨어져 피해를 입은 경주의 한옥은 2천채에 달한다. 지난 20일 대한전문건설협회가 기와 7천장을 기증한 데 이어 21일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경북도회에서 3천장, 대한건설협회 경북도회 7천장, 글로벌사이버총장 5천장 등 기와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22일에는 황인찬 경주CC 회장이 5만장, 경북도 시장·군수협의회에서 5천장의 기와 기증을 약속했다. 지난 20~22일 사흘간 기증받은 기와는 7만7천장에 이른다.

하지만 기와 생산업체와 기능공이 부족해 한옥 복구에 애를 먹고 있다. 경북의 기와 생산업체는 6곳이며 경주는 2곳뿐이다. 이 때문에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뿐 아니라, 한식전통기와의 종류와 규격이 각기 달라 기와 생산·납품에 최소 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기능공(와공) 부족도 복구를 더디게 하고 있다. 전국 문화재기능인 500여명 가운데 현장에서 작업하는 기능인은 150~200명에 불과하다. 경북은 50여명, 경주는 30여명이다. 정문길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이사장(경주 노당기와 회장)은 “기와 제조업체와 와공(기능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복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남동 한옥지구 등 지진 피해를 입은 한옥 주민들은 기와가 떨어진 틈에 비가 스며들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모씨(69)는 “용마루 등 지붕에 기와장이 떨어져 나가 응급조치를 했다. 하지만 복구가 늦어지면서 비가 스며들어 목재가 썩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경주=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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