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초등생도 숨진 채 발견 모녀 변사사건 ‘미궁 속으로’

  • 서정혁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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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9   |  발행일 2016-09-29 제8면   |  수정 2016-09-29
사건 당사자 가족 모두가 사망
사인 규명 마땅한 단서 못찾아
20160929
28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2㎞ 지점에서 대구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들이 대구시 범물동 모녀 사망 사건의 실종자 류정민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검안하기 위해 텐트로 옮기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 모녀 변사·아동 실종 사건 수사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사건의 유일한 단초를 쥐고 있던 류정민군(11)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28일 오전 11시39분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2㎞ 지점에서 남자 어린이 시신 1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1차 검시 결과, 사망자는 류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옷차림과 신발·모자 등이 실종 당시 류군이 착용했던 것과 일치하고, 체격도 흡사해서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된 시신의 부패가 심하게 진행돼 정확한 신분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복장 등을 토대로 류군임을 추측하고 있다”며 “부검과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확한 사인과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지난 20일, 류군 어머니 조모씨(52)가 숨진 채 발견된 낙동강 고령대교 부근에서 10㎞가량 떨어져 있다.

경찰은 류군이 어머니 조씨와 함께 물에 빠진 뒤 사문진교 하류까지 떠내려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류군의 누나(26)는 지난 21일 대구 수성구 범물동 아파트 베란다 붙박이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당사자가 모두 사망했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모녀 모두 유서가 없고, 휴대전화 통화기록에서도 별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더욱이 이들은 타인과 거의 교류하지 않아 주변 인물 탐문수사도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류군의 아버지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8년 전 이혼한 뒤 사실상 접촉을 완전히 끊어 사인을 규명할 마땅한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이 류군으로 확인되면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경찰이 기대를 걸고 있는 단서는 류군의 누나(26) 시신의 부검 결과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미 시신이 백골화가 진행됐을 만큼 부패가 심각해 정확한 사인과 결정적 증거가 부검을 통해 확인될지는 미지수다.

조씨는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타살 가능성은 크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류군의 집에서도 사건과 연관된 증거품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류군 누나의 부검 결과를 일단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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