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백남기 부검영장 집행 또 무산…재청구 가닥

  • 입력 2016-10-26 00:00  |  수정 2016-10-26
영장 유효기간 마지막날
유족·투쟁본부 반발 철수
경찰, 백남기 부검영장 집행 또 무산…재청구 가닥
고(故)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재집행에 나선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오른쪽 둘째)이 25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영장 집행을 막아서는 백남기 투쟁본부 집회 참가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고(故)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압수수색 검증영장)의 2차 집행에 나섰던 경찰이 집행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영장을 재신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3시 백씨 시신이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의 반발로 장례식장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경찰은 형사 100여명과 경비병력 9개 중대 등 약 1천명을 현장에 투입했지만, 투쟁본부와 큰 충돌은 없었다.

홍 서장은 투쟁본부 천막에서 투쟁본부 법률대리인인 이정일 변호사 등 이날 두차례에 걸쳐 총 1시간여 면담했지만, 양쪽의 입장이 평행선만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검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영장 집행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투쟁본부는 사인이 명백하므로 부검이 필요 없다고 맞선 것이다. 영장 만료는 이날 24시이지만, 전날 이철성 경찰청장이 야간에는 영장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고려하면 경찰이 집행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서장도 현장 브리핑에서 “투쟁본부가 극렬하게 저항하고 날도 저물어 야간집행으로 인한 안전사고 불상사가 우려돼 강제집행을 하지 않고 철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명확한 사인의 규명을 위해 부검이 불가피하다는 경찰 입장에는 변화가 없어 이날 영장이 집행되지 않으면 경찰은 부검영장을 재신청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부검영장을 재신청하면 유족과 협의하라는 취지의 단서 조항이 없는 일반적인 영장이 발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영장의 단서 조항에 따라 유족과 협의를 시도했으나 실제 협의가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찰이 6차례에 걸쳐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내고 23일과 이날 두 번에 걸쳐 집행에 나섰다 철수하는 등의 ‘액션’을 보인 데는 조건이 달린 영장을 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내보이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홍 서장이 “경찰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했고 부검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조건이 달렸음에도 유족·투쟁본부이 끝내 영장집행을 거부하고 정당한 법집행을 실력으로 저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반면 투쟁본부 측은 유족이 협의를 거부하는 데도 지속해서 부검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내는 데 대해 “언론플레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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