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파산’與, 위기수습 놓고 계파간 백병전 예고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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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10   |  발행일 2016-12-10 제5면   |  수정 2016-12-10
주도권은 비박계 손으로 넘어가
‘정치적 파산’與, 위기수습 놓고 계파간 백병전 예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9일 오후 각각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9일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파산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은 조기 대선이 현실화됨에 따라 보수진영 재정비가 다급한 숙제가 됐다. 마땅한 대권 주자가 부상하지 않는 데다 당 지지율도 2위 자리를 힘겹게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이 내년 봄이나 여름으로 앞당겨진다면 대선 패배는 기정사실화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일단 친박(親박근혜)계와 비박(非박근혜)계 모두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는 상태다. 이정현 대표는 탄핵안 가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은 이번 기회에 모든 부분에 있어서 새로 거듭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당 소속 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 당원들이 지혜를 함께 모아 당이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도 “헌정질서를, 헌법을 지켜가면서 정치 혁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단 탄핵안이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만큼 여당이 뼈를 깎는 쇄신의 모습을 보인다면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도 기사회생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반전의 기회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것이 여당의 기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정점으로 했던 당의 체질은 물론 정강과 정책 등 이념 노선도 파격적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탄핵 표결 결과를 두고 친박·비박 간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위기 수습과 대선 준비 등을 명분으로 양측의 백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당장 탄핵안 가결에 성공한 비박계에서는 당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김천)은 “일단 비대위를 꾸리면 이번 현 지도부 2선 후퇴는 자연스럽게 진행되지 않겠느냐”며 “오늘 탄핵안 표결 결과는 당 소속 의원들이 어떤 식의 당 개혁을 원하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는 박관용·김형오 전 국회의장, 조순형 전 의원 등 국가 원로그룹과 함께 당의 본류인 대구·경북을 정치적 근거지로 두고 있지만 개혁적 목소리를 강하게 냈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물망에 오르내린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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