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교과서 저자들 집필 거부…“국정교과서 폐기, 역사 교육과정 전면 개정” 촉구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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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1 07:31  |  수정 2017-01-21 07:31  |  발행일 2017-01-21 제5면
한필협소속 집필진 대다수 동참
검정교과서 저자들 집필 거부…“국정교과서 폐기, 역사 교육과정 전면 개정” 촉구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중ㆍ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 중단 및 폐기 촉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교과서 필자협의회(한필협)는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역사문제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하고 역사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하지 않으면 검정교과서 집필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한필협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 수사과정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총지휘부가 청와대였음이 드러났다"며 “교육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두지휘대로 교과서 자유발행제로 가는 시대적 흐름을 거슬렀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달 23일 국정교과서 전면도입을 포기하고, 2018년부터 국검정 혼용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 과정에서 ‘2015 개정교육과정 편찬기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편찬기준은 건국절 논란, 친일·독재미화 등 역사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검정교과서 집필진은 편찬기준에 따라 기술해야 하고, 편찬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심사에서 탈락한다.

한필협은 이 때문에 기존의 편찬기준을 유지하게 되면 검정교과서가 국정교과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야당이 국정교과서 폐기와 함께 편찬기준 수정을 요구하는 이유다.

한필협은 또 검정교과서 개발기간을 1년으로 줄이면 ‘불량 교과서’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검정교과서 개발은 교과서 집필에서부터 각 학교의 교과서 선정 및 배포에 이르기까지 통상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로 2018년 3월부터 사용하는 다른 과목 검정교과서들은 2015년 11월30일에 검정 공고가 발표됐다.

검정교과서 집필진은 개발 기간을 충분히 가진 뒤, 2019학년도 이후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인 도면회 대전대 교수(비상교육)는 “검정교과서를 만들 때 집필이 보통 1년 가량 걸리고, 국사편찬위에 검정을 받는 게 6개월 걸린다"면서 “교육부가 검정기간을 1년으로 줄인 것은 국정교과서와 유사하게 쓰지 않으면 신청을 받아주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집필진은 도 교수를 비롯해 한철호 동국대 교수(미래엔컬쳐), 김종수 군산대 교수(금성출판), 남궁원 구암고 교사(리베르스쿨) 등 6명이다.

도 교수는 “한필협에 속한 집필진 53명 중 대다수가 집필 거부 선언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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