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北 “南이 대본 짠 反공화국 음모책동”

  • 입력 2017-02-24 00:00  |  수정 2017-02-24
‘김정남 암살’열흘만에 첫 공식반응
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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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좋지만 스파이는 싫다"// 말레이시아의 한 단체 회원이 23일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대한민국의 싸이는 Yes, 북한 스파이는 No”라고 쓴 종이를 들어보이며 김정남 피살사건과 관련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정부 측에 북한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철회하고 외교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경찰은 북한 대사관 앞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위). 연합뉴스

김정남 거론 않고 “공민 쇼크死”
“말레이 당국 표적수사” 생떼
“공동조사하자” 재차 요구도
韓정부 “언급 가치없는 궤변”


북한이 2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을 ‘공화국 공민의 쇼크사’로 지칭하며 북한 배후설은 남한이 짠 ‘음모책동’이라고 비난했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지난 13일 암살된 후 북한이 열흘 만에 관영매체를 통해 보인 첫 공식반응으로, 김정남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지난 2월13일 말레이시아에서 외교여권 소지자인 우리 공화국 공민이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갑자기 쇼크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사망한 것은 뜻밖의 불상사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담화는 말레이시아 외무성과 병원이 사건 초기 ‘심장쇼크에 의한 사망’임을 확인해 시신 이관을 요구했으나, 한국 보수언론이 독살을 주장한 뒤 “말레이시아 비밀경찰이 개입하여 (중략) 시신 부검 문제를 제기하면서부터 문제가 복잡해지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 대사관이 “사망자가 외교여권 소지자로서 빈 협약에 따라 치외법권 대상이므로 절대로 부검을 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말레이시아 측은 부검을 강행했다며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고 인권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며 인륜도덕에도 어긋나는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담화는 “더욱이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말레이시아 측의 부당한 행위들이 남조선 당국이 벌여놓은 반(反)공화국 모략 소동과 때를 같이하여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한국 보수언론들이 퍼트리는 북한 소행설은 ‘낭설’로, 한국 당국이 사건에 눈에 띄게 반응한 것은 “명백히 남조선 당국이 이번 사건을 이미 전부터 예견하고 있었으며 그 대본까지 미리 짜놓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억지를 부렸다. 이어 “이러한 음모책동의 목적이 우리 공화국의 영상에 먹칠을 하고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는 박근혜 역도의 숨통을 열어주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딴 데로 돌려보려는 데 있다는 것은 불을 보듯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또 말레이시아가 북한 국적자를 체포한 것은 ‘표적수사’라고 규정하며 “객관성과 공정성이 없이 그 누구의 조종에 따라 수사방향을 정하면서 의도적으로 사건혐의를 우리에게 넘겨씌우려 한다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담화는 “이번 사건의 정확한 해명을 위한 공동수사를 제기하고 우리 법률가 대표단을 파견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며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주장한 ‘공동조사’제안도 재차 거론했다. 그러면서 “존엄 높은 자주의 강국, 핵강국의 영상을 훼손시키려는 그 어떤 시도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번 사건의 흑막을 마지막까지 깨깨 파헤쳐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런 주장을 “억지주장이자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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