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 지고 ‘워맨스’가 뜬다

  • 강주아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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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7   |  발행일 2017-02-27 제24면   |  수정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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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오른쪽)와 구혜선 주연 MBC 새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스타가수와 모창가수의 얽히고설키는 인생사를 그린 작품으로 3월4일 첫 방송된다.

방영 앞둔 드라마 트렌드
엄정화-구혜선 ‘당신은 너무…’
고소영-조여정 ‘완벽한 아내’
대중성과 연기력 겸비한 호흡
중장년 여성 시선 사로잡을 듯
김희선·김선아 코믹물도 기대

두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워맨스’ 드라마가 방송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워맨스’란 ‘브로맨스’와 비교되는 단어로, 워먼(Woman)과 로맨스(Romance)를 합친 신조어. 대중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두 여배우가 드라마 속에서 투톱으로 활약하며 극 전개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경향을 뜻하는 말이다. 특히 남자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영화계 트렌드와 대비되는 브라운관의 새로운 경향으로 방송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방송을 앞둔 ‘워맨스’ 드라마는 KBS 2TV ‘완벽한 아내’와 MBC ‘당신은 너무합니다’, 그리고 방송사 미정의 ‘품위 있는 그녀’ 등 세편이다. 이들 드라마에서 여배우들은 긴장감 넘치는 연기 대결은 물론 쫄깃한 전개와 매력 발산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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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 조여정 주연 KBS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27일 밤 10시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KBS미디어)는 돈 없고, 사랑 없고, 복마저 없는 3무(無) 막다른 인생에 맞짱을 선언한 대한민국 보통 주부 심재복의 우먼파워를 그릴 화끈한 줌마미코(아줌마+미스터리+코믹) 드라마.

10년 만에 돌아온 고소영은 우유부단한 남편(윤상현 분)을 대신해 일찌감치 생업전선에 뛰어든 두 아이의 엄마 심재복 역을 맡았다. 험난한 사회생활에 씩씩함은 날로 업그레이드됐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소녀 감성이 남아있는 캐릭터다.

심재복의 삶을 미스터리하게 이끄는 문제적 주부 이은희 역은 배우 조여정이 맡는다. 이은희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순수함으로 만인을 무장해제시키는, 겉보기엔 완벽한 여자다. 두 사람은 극중 세입자와 건물주로 만나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돌아온 미녀스타 고소영과 지난해 ‘베이비시터’로 연기력을 검증받은 조여정의 불꽃튀는 연기대결에 기대가 모아진다.

최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조여정은 “원톱 주인공이라는 건 (내게) 큰 의미가 없다”며 “이은희는 심재복에게 벌어지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캐릭터다. 이상할 정도로 친절한 캐릭터라 매력을 느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내달엔 엄정화와 구혜선이 손을 잡고 MBC 새 주말드라마로 돌아온다. 3월4일 첫 방송되는 50부작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극본 하청옥, 연출 백호민, 빅토리콘텐츠)는 스타 가수와 모창 가수의 애증과 연민이 얽히고설키는 인생사를 그린 작품.

엄정화는 화려한 외모와 자유로운 영혼의 스타 가수 유지나 역을 맡는다. 영혼까지 울리는 가창력으로 20년 이상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젊은 시절 아픔이 있는 캐릭터다.

유지나의 모창가수인 정해당(유쥐나) 역에는 구혜선이 캐스팅됐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밤무대 모창가수로 나서면서 진짜와 똑같은 가짜가 되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다.

실제로 국내 최고의 섹시 디바로 손꼽히는 엄정화가 극중 스타가수로 출연하고, 신혼 8개월 차 새색시 구혜선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드라마는 큰 관심을 모은다. 더군다나 그간 서로 다른 영역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오롯이 드러내며 사랑받아온 두 여성 스타의 색다른 시너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엄정화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4년 만의 복귀 및 구혜선과의 호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두 사람의 애환과 사랑이 엉키는 이야기이고 정극 드라마”라며 “재미있고 아픈 이야기가 섞여 있어 연기하기에 다채로운 즐거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저와 구혜선씨 각각의 노래와 무대 역시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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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김선아 주연 ‘품위있는 그녀’의 한 장면. <제이에스픽쳐스 제공>

마지막 작품은 김희선, 김선아 주연의 ‘품위 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 제작 제이에스픽쳐스)다. 호화로운 삶을 즐기던 청담동 며느리가 준 재벌 시아버지의 몰락, 그리고 남편의 배신으로 바닥을 내리찍게 되는 풍자 시크 휴먼 코미디물로, 최근 촬영을 마쳤다.

극중 김선아는 미스터리한 충청도 출신 요양사 박복자 역을 맡는다. 수수한 겉모습 뒤에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그는 상류 사회에 진출하려는 큰 야망을 가진 인물이다. 어딘가 오묘한 미스터리함을 발산하며 극에 흥미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김희선은 준 재벌가의 전업주부 우아진 역으로 분한다. 우아진은 남다른 패션 센스와 부드러운 성품, 그리고 ‘걸 크러쉬’ 매력까지 모두 갖춘 인물. 김희선을 통해 보여질 상류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에 기대가 모아진다.

드라마 관계자는 “내공과 에너지를 갖고 있는 두 여배우가 드라마 속에서 얽히고설키는 과정은 보다 강렬한 재미와 인상을 남길 것”이라며 “두 여자의 전쟁같은 이야기를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현재 ‘품위 있는 그녀’는 방송사와 편성을 논의 중이다.

최근 이 같은 여성 투톱 드라마의 증가는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잠정 휴식기를 가졌던 여배우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나타나는 브라운관의 새로운 현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여성 투톱 드라마는 주 시청자인 중장년 여성들을 겨냥한 타깃 캐스팅일 수도 있고, 안정적인 시청률 확보를 위한 드라마 제작자들의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제성이 높은 배우와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배우를 함께 캐스팅하면서 시청률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 역시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과연 여성 투톱 드라마는 2017년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드라마의 성과에 방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주아 객원기자 dalsuk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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