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보수 구하려면 이념 재정립…젊고 매력적인 지도자 필요”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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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4   |  발행일 2017-06-24 제5면   |  수정 2017-06-24
한국당·바른사회시민회의 ‘보수미래 토론’
20170624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 둘째)를 비롯한 한국당 관계자들과 학계 인사들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 주최 ‘보수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토론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벼랑 끝 위기에 내몰려 있는 보수 진영의 부활 가능성은 있을까.

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원장 추경호)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공동으로 릴레이 토론회를 열어 사실상 산산조각이 난 보수 정당의 재건방안을 찾는 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23일 첫 행사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토론회에서는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김주성 한국교원대 전 총장, 박지향 서울대 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서 “보수를 구해내기 위해선 보수 이념 재정립과 더불어 ‘젊고 매력적인 지도자’를 앞세운 서구 보수당의 집권 전략을 차용, 리더십 위기를 일단 극복하고 정치 쇄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 보수가 직면한 최대 문제
정당성 상실·지향가치 불명확
정부·기업에 대한 의존 끊어야”

“2010년 英보수당 벤치마킹 제안
개방·소통 캐머런으로 정권탈환
보수지도자 헌신적 자세도 갖춰야”


김광동 원장은 ‘한국 보수가 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한국 보수가 직면한 최대 문제는 자기 정당성의 상실과 지향 가치의 불명확에서 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자신들의 선배들이 만든 문명사적 모델국가의 성격을 모르는 보수 구성원들이 거의 태반이고, 무엇을 계승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며 “보수는 인류 보편가치를 향한 국제협력과 동맹, 그리고 보편가치에 반하거나 보편가치를 유린하는 체제를 대상으로 한 체제변화를 주도하는 소명을 실현하는 주역으로서의 위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보수는 민주당, 정의당 등의 좌파조직의 학습, 토론, 강연회에 비견해 1/10도 못 따라간다”며 “보수는 정부와 기업에 대한 의존을 끊어야 하고, 정치세력화를 지양해 가치와 정책이라는 합의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각각의 영역에서 수십 년간 보수의 진지를 만드는 사람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향 서울대 교수는 “영국 보수당도 변화에 적절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며 통치에 적합한 당임을 보여줬으며, 동시에 약자를 배려하는 능력주의와 애국정당 이미지를 제시했다”고 상기시켰다.

2010년 당시 43세에 불과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내세워 정권 탈환에 성공한 영국 보수당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주성 전 한국교원대 총장은 “캐머런 전 총리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노동당 소속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후계자라 불릴 정도로 개방적이고 소통 지향적인 정치성을 보였다”면서 “한국 보수도 1970∼80년대 정치의식에서 벗어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 때 결백을 주장하는 등 자기희생에 머뭇거렸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 등에 직면했을 때 ‘살신성인’의 자기희생을 보여줬다”며 “보수 지도자도 자신의 정치세력을 살리기 위한 헌신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여의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바른시민회의와 함께 ‘보수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개혁할 것인가’ ‘한국보수, 무엇이 위기인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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