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 주민 구하라”…경주 방사능 누출 대비 훈련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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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3 07:26  |  수정 2017-08-23 07:26  |  발행일 2017-08-23 제6면
北 공격으로 원전 파괴 가정
市 등 13개 관련기관 연계
주민 350명 역할수행 나서
실전같은 훈련에 긴박감 UP
“피폭 주민 구하라”…경주 방사능 누출 대비 훈련
22일 경주시 황성동 경주체육관 주차장에서 열린 ‘2017 월성 방사능방재 주민보호훈련’에서 해병대 1사단 화생방 부대원들이 원전 인근 주민을 태운 버스를 세척하고 있다.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열린 이 훈련은 월성원전이 적 미사일의 폭격으로 방사능이 누출된 상황을 가정해 실시됐다. 사진=이현덕기자 lhd@yeongnma.com
“피폭 주민 구하라”…경주 방사능 누출 대비 훈련
‘2017 월성 방사능방재 주민보호훈련’에서 의료진이 방사능에 피폭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22일 오전 11시30분 경주체육관 앞.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과 연계한 민·관·군·경 합동 ‘방사능 누출 주민보호 훈련’이 시작되자 경주시 등 13개 기관 관계자 및 주민 350명은 자신들이 맡은 역할 수행을 위해 빈틈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전 같은 긴박감에 현장은 금세 긴장감이 감돌았다.

훈련은 22일 오전 9시쯤 동해에서 발생한 규모 6.7의 지진과 월성원전에 대한 적의 미사일 폭격을 가상해 진행됐다. 월성 1호기의 방사능 누출이 우려돼 적색비상이 발령되자 가장 먼저 경주경찰서 112타격대가 현장으로 출동해 4번 국도 상·하행선과 계림네거리 등 모두 네 곳의 교통을 통제했다. 육군 50사단 화생방지원대는 방사능 피폭을 우려해 긴급 기동정찰에 나섰다.

경주시방사능방재대책본부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주민 소개(疏開) 결정을 내리자 비상계획구역인 감포읍 및 양남·양북면 주민 120여명과 나산초등학생 80명은 집결지에 모였다가 버스를 타고 구호소로 긴급 대피했다. 육군 50사단 화생방지원대와 포항특정경비사령부 화학지원대는 정찰차, 제독차, 제염장치 등으로 제염작업을 실시했다.

주민과 학생이 구호소에 도착하자 입소 등록이 시작됐고, 위덕대 현장응급의료봉사단은 건강검진을 실시했고, 경주자원봉사센터는 음료와 생수를 공급했다. 이어 6명의 방사능 피폭환자가 도착하자 한국원자력의학회 관계자들이 오염환자 3명과 비오염환자 3명을 분류했다. 오염환자는 현장방사선비상진료소에서, 비오염환자는 현장응급의료소에서 진료를 받았다.

우려했던 방사능 피폭환자가 발생하자 112기동타격대는 접근 금지 표지판을 세우고, 육군 50사단 헌병대는 환자와 가족을 분리했다. 이어 오염환자 3명을 육군 50사단 의무대, 소방서, 보건소의 구급차에 각각 실어 동국대 경주병원으로 후송했다.

최양식 경주시방사능방재대책본부장(경주시장)은 “이번 훈련은 적의 미사일 폭격으로 월성원전에서 방사능 누출이 우려됨에 따라 비상계획구역 주민과 학생을 신속하게 구호소로 이동시키고 피폭 주민을 구출해 병원으로 후송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훈련에는 경주시, 경주경찰서, 경주소방서, 육군 50사단 화생방지원대·헌병중대·의무이동진료반, 육군 제7516부대 1대대, 포항특정경비사령부 화생방 지원대, 한국원자력의학원, 동국대 경주병원, 위덕대, 대한적십자사 경주지사, 경주민간환경감시기구, SI디텍스<주>, <주>에스에프테크놀로지 등 13개 기관이 참가했다.

한편 월성원전 인근 동경주지역의 주민 집결지는 모두 53개소다. 감포읍에 읍사무소 등 13개소, 양북면에 어일1리 경로회관 등 22개소, 양남면에 나산초등 등 18개소가 있다. 주민구호소는 감포-동국대, 양북-서라벌대, 양남-동천초등·경주체육관이 각각 지정돼 있다.

경주=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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