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계파·진영논리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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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8   |  발행일 2018-07-18 제3면   |  수정 2018-07-18
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 선임
20180718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된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오른쪽 둘째)이 수락연설을 하기 위해 일어나자 김성태 원내대표(왼쪽 둘째)와 이주영 의원 등이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을 이끌 혁신비대위원장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국민대 명예교수)이 선임됐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이후 한 달 이상 지속된 지도부 공백 사태를 해소하며 당 재건에 속도를 내게 됐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 명예교수의 혁신비대위원장 선출안을 박수로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수락 연설을 통해 “한국정치를 계파논리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소망, 대신에 미래를 위한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이 정치의 중심을 이루도록 하는 꿈을 갖고 있다”며 “이 작은 소망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계파 갈등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에 놓인 한국당을 재건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특히 최근 당내 지도부 공백 사태를 놓고 친박(親박근혜)계와 비박(非박근혜)계의 갈등이 이어졌던 만큼 김 위원장은 향후 당 혁신 과정에서 계파 정치 해소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黨 혁신 ‘계파정치 해소’ 초점
인적청산 문제에는 즉답 피해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 권한
비대위원은 일주일 안에 선정”



실제로 김 위원장은 이날 전국위에서 의결을 받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 속에서 그것과 싸우다가 죽어서 거름이 되면 큰 영광”이라며 “현실정치를 인정한다는 미명하에 계파 논쟁과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정치를 인정하고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저는 아무런 힘이 없고 계파가 없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 아니니 공천권도 없다”면서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지탄, 그러면서도 아직 놓지 않은 한 가닥 희망이 저에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적청산’에 대해 김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정치를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가장 먼저 칼날을 댈 분야에 대해서도 “비대위 구성 후 말해야 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당내에서 전권형과 관리형 등으로 논란이 된 비대위원장 권한에 대해서 그는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 대표로서의 권한이 있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당의 많은 분야를 아주 많이 바꾸는 것”이라며 “그렇게 생각하면 혁신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원 선정에 대해서는 “당내 여러분과 상의해 구체화되면 이야기하겠다”며 “일주일 안에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김 명예교수가 비대위원장으로 의결됐다고 해서 당내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먼저 비대위원 인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재현될 경우 결국 비대위가 계파별 나눠먹기로 구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대위가 출범한다고 해도 비대위원장의 권한과 활동 기한 등을 놓고 내홍이 불거질 수 있다.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비대위가 전당대회로 가는 ‘관리형’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외에도 비대위 체제가 꾸려지면 통상 원내대표는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해왔지만, 일부 친박계에서 김 권한대행 사퇴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향후 갈등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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