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역적”…푸틴 편든‘저자세 회담’거센 후폭풍

  • 입력 2018-07-18 00:00  |  수정 2018-07-18
美대선개입 부인 러 입장 두둔
민주·공화당 비판목소리 봇물
親트럼프 폭스뉴스마저 혹평
“더 밝은 미래만들기 위한 것”
트럼프의 진화에도 논란 확산
20180718
월드컵 공인구 선물//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현지시각)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공식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를 선물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2026년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와 공동 유치한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정치적 코너에 몰린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 의혹을 거듭 부정하는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과 관련해 회의론이 나오는 미국 내에서는 진영을 떠나 푸틴 대통령을 만난 그의 ‘저자세외교’를 혹평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정보당국의 조사 결과를 불신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 국가 지도자로서 부적절했다는 비난이 쏠렸다.

비난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더 밝은 미래를 만들려면 과거에만 집중할 순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반발이 워낙 거세 후폭풍이 쉽게 잦아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양대 핵 강대국 ‘수장’의 단독회동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는 상대적으로 퇴색하고,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이 전면에 부각한 셈이다. 결과적으론 지난 13일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대거 기소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한 수’가 직격탄을 던진 꼴이 됐다.

야당인 민주당은 즉각 공격에 들어갔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는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보다 러시아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면서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고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한 백악관 안보팀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슈머 대표는 “미 역사상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 것처럼 미국의 적을 옹호한 대통령은 없다"며 “미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버지니아)은 트위터에 “미 대통령이 자국 정보기관 관료들 대신 푸틴 대통령 편을 들고, 민주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두고 자국 탓을 하다니 이는 완전한 수치"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메사추세츠)도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미국을 망신시키고, 우리의 기관을 폄훼하는가 하면 우리의 동맹을 약화시키고, 독재자를 끌어안았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 측은 사실상 “격노"했다고 CNN은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공화당도 싸늘한 표정이다.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리의 동맹이 아니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며 “우리의 기본적 가치와 이상에 적대적인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는 도덕적 등가성이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은 이어 “러시아가 우리 선거에 개입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그들은 여전히 미국과 전세계의 민주주의를 해하려 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도 성명에서 “미국 정보기관의 조사 결과에 반하는 푸틴 대통령의 어떠한 주장도 거짓말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거짓말로 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성명을 내고 “미국 대통령으로선 가장 수치스러운 실적" “비극적 실수”라고 맹비난했다.

언론들도 혹평 일색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폭스뉴스마저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폭스비즈니스 진행자인 네일 카부토는 “유감스럽지만 제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이는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큰 적, 상대국, 경쟁자에게 최소한의 가벼운 비판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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