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잇단 대규모 집회·행진에 구미시민 몸살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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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6 07:48  |  수정 2018-11-16 08:41  |  발행일 2018-11-16 제12면
확성기·대형 스피커 등 이용해
박근혜 前 대통령 석방 등 촉구
500여명 거리 행진…교통 마비
예비 소집 수능생들 불편 겪어
“張시장 끌어내라” 시청 돌진도
20181116
지난 14일 구미 송정동 왕복 4차로 차도(시청 방향)가 전면 통제된 가운데 보수단체 회원 수백명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구미] 최근 보수단체의 잇단 대규모 집회와 거리 행진으로 구미시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1시쯤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박 전 대통령 탄생 101돌 기념행사가 끝난 뒤 생가 주차장에서 대한애국당이 주관한 ‘제90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대한애국당을 비롯해 전국 여러 보수단체 회원들이 참가했다. 태극기·성조기를 든 보수단체 회원 500여 명이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확성기·대형 스피커를 탑재한 차량에서 흘러나온 음악소리가 귀를 따갑게 했다. 이들은 이 곳에서 ‘박정희·새마을 지우기 반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진 뒤 오후 2시부터 거리 행진을 벌였다. 행진은 박정희 생가에서 구미시청 앞까지 약 4.5㎞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이 행진하는 구간의 차량 통행이 통제되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특히 형곡네거리~구미시청 앞 4차로 도로가 전면 통제돼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더욱이 이날은 수능시험 예비소집일이었지만 사곡고 앞 교통이 통제되면서 일부 수험생·학부모가 큰 불편을 겪었다. 이 단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후 4시쯤 시청 건물 입구에서 수백명이 “장세용을 끌어내라”며 건물 안으로 돌진했다. 결국 시청 보안요원에 의해 제지를 당했지만 민원을 보러 온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등 오후 6시까지 시청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 단체는 지난달 6일에도 구미에서 가장 복잡한 곳 가운데 한 곳인 구미역 앞 도로를 막아놓고 대규모 집회와 거리 행진을 벌여 시민들을 불편하게 했다. 구미시민 A씨는 “집회는 헌법에서 보장되는 국민의 권리로 특정 공간에서 집회를 여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통행량이 많은 구간에서 거리 행진으로 교통 혼란을 주거나 시청에 들어가 민원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각종 SNS에도 보수단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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