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黃에 吳 “아들병역 특혜” 金 “黨기여 없어” 협공

  • 정재훈
  • |
  • 입력 2019-02-16   |  발행일 2019-02-16 제3면   |  수정 2019-02-16
한국당 당권주자 TV토론회
20190216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후보(왼쪽부터) 가 참석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토론회가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90216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기호순)가 15일 첫 TV토론회에서 격돌했다.

이날 오후 생중계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이 5·18 망언 논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보수 대통합 등의 당내외 주요 현안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는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공통·개별 질문과 답변, 1대 1 토론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문재인정부의 경제,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으나 후보별 질문에서는 각종 의혹제기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5·18 발언 놓고 설전

TV토론회는 후보자들이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물론 타 후보를 직접 견제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이날 토론회에서도 후보 간 수차례 공방이 이어졌다. 첫번째 신경전은 최근 ‘5·18 망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상황에서 나왔다. 황·오 후보가 사실상 논란의 당사자인 김 후보를 겨냥해 5·18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고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오 후보는 김 후보를 의식한 듯 “(논란에) 관계된 분도 (이 자리에) 있어 직접 언급을 자제하겠다”면서도 “특정지역(광주)의 당세가 약하다고 해서 무시하고 짓밟는 것은 의원으로서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당 대표가 될 분이라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는데 애매모호한 태도로 리더가 흔들리면 당은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전날 황 후보가 5·18 징계안과 관련해 “당 결정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후보는 “여러 차례에 걸쳐 진상조사도 있고 법적 판단도 이뤄졌다. 역사적 평가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며 “세간의 극단적인 주장에 동조하는 것처럼 비치는 발언을 일부 의원이 한 것에 대해 당 전체가 논란에 휩싸이게 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번에 직접적으로 이에 해당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5·18을 폄훼한다거나 망언한다거나 5·18 자체를 부정한 건 전혀 아니다”라며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5·18 피해를 입은 분을 위해서도 옥석을 가리는 게 좋다”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지도부가 오락가락 행보로 논란을 부추겼다고 주장하면서 “거기 참석한 의원들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데, 주관적인 의견이고 앞으로 향후 평가받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집중 공세 받은 황

이날 토론회는 최근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황 후보를 놓고, 다른 두 후보가 집중 공격하는 모양새였다. 오 후보는 황 후보 아들의 병역특혜·부산 엘시티 등 관련 의혹, 김 후보는 황 후보의 당 기여도와 자질 문제를 제기했다.

오 후보는 황 후보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아들이 당시 입대를 해 광주에서 훈련을 받았는데 일주일 대기하다가 대구 부대에서 근무하게 됐다”며 “주특기도 바뀌고 보직도 두세 번 바뀌면서 점점 편안한 보직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황 후보가 대구고검장에 취임해서 기독인 모임을 만들었는데 당시 이철휘 제2작전사령관도 함께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제가 대구고검장 시절 아들이 대구로 왔지만 훈련소에서 (자대를) 배치한 것이다. 이 전 사령관에게 부탁을 할 수 없다. 배치는 훈련소에서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오 후보는 황 후보를 향해 “‘황교안 엘시티’를 검색하면 많은 기사가 뜬다”며 “황 후보가 법무장관일 때 너무 쉽게 허가해줬다. 이례적인 특혜다. 만약 다시 수사가 벌어지면 자료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황 후보는 “황당한 질문”이라며 “부산시에서 요건을 맞춰 신청해 허가한 것이다. 엘시티만 한 것이 아니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김 후보는 황 후보에게 “당에 들어와서 한 달 정도밖에 안됐는데 당 대표에 출마를 했다. 당에 어느 정도라도 기여를 하고 천천히 대표에 도전하는 게 어땠을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또 하나 우려는 원외인사라는 점이다. 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국회 밖에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당원들과 함께 문 정부의 폭정을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당에 들어왔다”며 “당에 기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고 본다. 모든 노력을 당에 들어와 같이 할 수 있는 대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약점 지적 거친 공방도

서울시장을 지낸 오 후보의 경우, 과거 시장 시절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인한 사퇴문제로 황·김 후보의 집중공세를 받았다. 황 후보는 “오 후보가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장직을 중도 사퇴해 그때부터 보수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분명한 입장을 말해달라”고 했다. 이에 오 후보는 “당의 정체성에 맞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민주당에서 비겁하게 ‘나쁜 투표 착한 거부’ 운동을 벌였다”며 “당에서 조금만 도와줬어도 되는데, 당시 홍준표 대표와 당 실세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극우로 분류되는 ‘태극기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향후 확장성 우려에 대한 공격을 받았다. 오 후보는 “김 후보는 우파 정당의 맨 오른쪽에 있다. 더 밀려가면 낭떠러지”라며 “총선 승리로 가려면 중도층 마음을 잡아야 하는데 당 대표가 되면 중도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가갈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태극기 세력 때문에 확장성이 우려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일부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분들은 우려된다”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오히려 오 후보를 공격하며 “(서울시장직 사퇴의) 결과가 너무 위중하다. 결과적으로 안철수 전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정치판에 끌어 들였다. 그래서 박 시장이 3선을 했다”며 “그래도 책임이 없다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도와주지 않은 게 오세훈이 더 커질까 그랬다는 주장은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공격했다.

또한 김 후보는 오 후보를 겨냥해 “민변 출신에다 여동생은 또 민주당의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또 오 후보의 부인은 러시아 막심 고리키 작가의 희곡작품을 연출한 사례도 있다”며 “우파정당의 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촛불집회에 나가고 민변 출신, 부인은 사회주의 혁명가 작품을 무대 올렸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당 전당대회 후보자 간 2차 토론회는 17일 오전 10시 당 대표, 오후 4시부터 최고위원 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는 자유한국당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또한 18일 오후 1시30분에는 대구 엑스코에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열릴 계획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