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재활용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우리소프트'

  • 서정혁
  • |
  • 입력 2020-01-18 07:50  |  수정 2020-01-19 12:54  |  발행일 2020-01-18 제13면
3D모바일 게임으로 인지발달장애 검사·치료하는 상품 'CES 혁신상'
진단 후 3~6개월 단위 표준데이터 수집
빅데이터에 AI 기술 접목 맞춤 서비스
언어·심리 등 전문가 연구 노하우 담아
유럽과 플랫폼 개발…일본과 유통계약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는 힘든 시간을 보낸다. 정상의 다른 아이를 지켜보는 일도 내키지 않지만, 주위의 시선과 편견을 이겨내는 일이 가장 힘들다. 관련 전문치료기관도 주변에 많지 않아 부모들은 또 한 번 속을 태운다. 어렵게 찾은 치료기관에서도 어려움은 있다. 진행되는 수업과 치료에 아이가 흥미를 느끼지 못해 치료 효과가 미미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흥미와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수업, 인지재활용 치료에 필수적인 요소다.

대구지역에서 게임을 통해 발달장애를 평가하고 치료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이 있다. 인지재활용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주>우리소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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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소프트 내부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을 수상한 독보적인 기술력

우리소프트는 대구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참가한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0'에서 인지재활 소프트웨어인 '뉴로월드'의 출품을 통해 전미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로부터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을 수상했다. 우리소프트의 수상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 세계적인 기업들을 모두 제치고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CES 2020에 참가한 국내 기업 중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건 우리소프트가 유일하다. 세계 일류 기업 대부분이 참가해 기술력을 뽐내는 CES에서 우리소프트의 수상은 지역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뉴로월드(neuro world)

우리소프트의 대표상품은 '뉴로월드(neuro world)'다. 우리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뉴로월드는 기존 인지발달 선별검사와 재활훈련도구를 3D 모바일 게임 형태로 즐길 수 있는 인지재활 도구다. 아이들과 노인에게 친근한 동물 캐릭터를 활용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인지재활 과정을 재미있는 놀이로 인식하게 만든다.

우리소프트는 발달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청소년을 비롯해 경조인지장애(MCI), 치매 노인 및 뇌졸중 환자들에게 저마다 적합한 인지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뉴로월드는 온라인 게임형태로 구성됐다. 인지장애 진단 후 3~6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인지검사 게임을 통해 표준화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 수집된 빅데이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인지훈련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애별 장애 예측점수 등을 도출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게임을 통해 대상자가 몇 번 화면을 터치했는지 등 문제 수행에 있어 반응 속도를 파악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 지문에 대한 답을 찾는 기존 방식과는 차별된다. 검사 분야는 기억력과 언어, 주의집중, 시지각, 실행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뉴로월드는 현업에 종사하는 언어, 심리, 미술, 놀이, 음악, 감각통합 등의 재활사와 재활공학, 의용공학, 컴퓨터공학 등 연구진의 인지훈련 노하우와 전문지식을 담고 있으며, 임상연구의 병행을 통해 지속적인 기능 향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인과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인지 선별검사로 구현해 거부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재활 대상자별 검사와 훈련결과를 차트형태로 제공해 병원과 클리닉, 학교 등 재활 대상자 다수를 관리해야 할 경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해외에서 높은 인기

뉴로월드는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소프트는 2017년 기능성 게임 플랫폼에 대해 다자간 국제사업을 진행하면서 유럽과 공동개발을 시작했고, 캐나다 파트너와 북아메리카 판매를 위한 법인 설립을 진행 중이다. 유럽 파트너와는 유럽시장 판매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우리소프트는 지난해 인지재활용 기능성 VR게임의 일본 내 유통을 위하여 'P2PBank'와 유통계약을 체결했으며 NTT 도코모와는 제품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시장에서 높은 제품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뉴저지 럿거스(Rutgers) 주립대학교의 재활공학과 재활로봇계통의 교수연구진과 임상연구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20년 캐나다의 TUF와 현지시장에 적합한 신제품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북미지역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오는 7월에는 대구수성의료지구에 발달장애와 관련된 ICT재활 전문센터도 완공된다. 발달장애는 꾸준히 재활만 한다면 사회생활 하는 데 무리가 없을 수준까지 치유된다. 우리소프트가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센터 설립을 결심했다.

김병일 우리소프트 대표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재활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와 주변의 관심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 재활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부모와 주변인들이 어떤 관심을 가져주느냐에 따라 사회생활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인지영역의 향상 및 유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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