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무기한 휴업과 초중고 온라인 개학, 맞벌이 부부 대략난감

  • 정우태,서민지,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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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31 18:23  |  수정 2020-04-01 08:46  |  발행일 2020-04-01 제3면

유치원 무기한 휴업과 초중고 온라인 개학으로 맞벌이 부부들이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겨울방학 끝무렵 찾아온 코로나 19 사태로 최장기간 '보육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신학기 개학방안' 조치에 학부모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31일 교육부는 4월9일 고3·중3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유치원의 경우 개학이 가능할 때까지 휴업을 무기한 연장한다.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특성상 감염 통제가 어렵다는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반응이다. 감염예방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점은 공감하면서도, 돌봄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서는 것.

3살 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이승국씨(40·동구 안심동)는 아이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씨는 "저는 공무원이고 아내는 피부관리실을 운영한다"며 "당연히 저는 주중에 시간을 내기 힘들고 아내 역시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 스케줄이 빠듯하다. 코로나 이후 끊기다 시피했던 예약이 최근 들어 다시 들어오고 있지만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이마저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처가집은 이미 다른 아이 하나를 맡고 있어 부탁을 드리기 힘들고 본가 어른은 무릎수술을 하신 탓에 아이를 봐주실 수 없다. 아이는 아이대로 6주째 집에만 있으니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데, 장난감을 사주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워킹맘 박모씨(여·37·대구 수성구 사월동)는 유치원 개학연기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했다. 박씨는 "3월 초부터 두 아들을 구미 시댁에 보냈다. 6일에 개학을 하면 데려오려고 했는데, 무기한 연기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회사에 휴가를 내기도 어렵고 시댁 부모님들 눈치도 보인다. 긴급돌봄이라도 신청해야 하는가 싶다"고 했다.

온라인 개학 역시 학부모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학습 진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을 둔 최모씨(37·동구 각산동)는 "활동적인 아이라 하루 종일 온라인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선생님이 직접 관리해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교육의 효과도 떨어진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더불어 컴퓨터나 태블릿PC 등 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다. 초등학생 저학년 아들을 둔 대구지역 맘카페 한 회원은 "온라인 수업이 컴퓨터로만 되는 건가. 집에 컴퓨터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회원은 "집에 컴퓨터는 하나인데 아이는 둘이다"라며 "얼마 전 온라인 수업이 불가피한 사람은 담임선생님께 연락달라는 문자메시지가 왔다"고 했다.

대구시는 기존에 추진 중인 긴급돌봄 서비스를 통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지역 내 199곳의 아동센터를 통해 긴급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보육·교육기관이 다시 정상화될때까지 해당 서비스 운영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과 연계를 통해 적절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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