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 어떻게 참았나…대구 지방의회 앞다퉈 해외연수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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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9 07:32  |  수정 2023-03-29 13:33  |  발행일 2023-03-29
펜데믹 끝나자마자 '억대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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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복지시민연합이 대구시내 곳곳에 게시한 기초·광역의원 해외 연수 비판 현수막. 우리복지시민연합 제공

코로나19 펜데믹 터널을 빠져나오기가 무섭게 대구지역 기초·광역의원들이 '오픈런'을 방불케 할 정도로 앞다퉈 해외연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 3년 간 잠잠했던 기초·광역의원들의 이런 해외 연수를 두고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6명 등은 문화예술·관광 산업 발전과 대구형 노인복지정책 발굴 등을 위해 지난 26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또 27일에는 건설교통위원회와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각각 7박9일, 6박8일 일정으로 프랑스·이탈리아, 헝가리·오스트리아로 출국했다. 이어 30일에는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이 독일·네덜란드를 찾고, 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은 다음달 4일부터 7박9일 간 프랑스·스위스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시의회 5개 상임위가 일본과 유럽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오는데 드는 비용은 모두 1억6천500만원에 이른다. 시의원 1인당 소요 예산은 390만원(유럽 기준) 수준이다.

기초의회도 해외연수 러시를 이룬다. 수성구의회 의원 11명은 29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이탈리아·프랑스를 찾는다. 또 다른 구의원 9명은 다음 달 3일부터는 8박9일 동안 일본 도쿄·교토 등을 방문한다. 소요경비는 의원 1인당 350만원 안팎이다.

달서구의회 의원 8명 등은 27일부터 4박5일 간 일본으로 떠났으며, 다음 달 28일부터는 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 방문도 예정돼 있다. 이밖에 다른 구·군의회에서도 해외연수 등을 계획하고 예산을 반영해 둔 상태다.

이들 기초·광역의원들의 공무 국외연수 일정을 살펴보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의혹이 짙다. 일정 대부분을 관광지 방문 등에 할애하면서도, 구색 맞추기식 공공기관 방문 일정을 중간에 짜놨기 때문이다.

출장 목적과 지역 여건 등의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곳도 적지 않다. 해안가에서 주로 발생하는 쓰나미는 물론이고, 최근 5년 간 지진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수성구의회는 지진·쓰나미 등 방재시스템 견학을 위해 일본을 찾는다고 한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최근 대구시내 곳곳에 기초·광역의회의 해외연수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매번 되풀이되는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지방의원이 된 것 같다"며 "해외연수 후 무엇이 개선되고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견학이 목적이고 견문을 넓히려면 눈치 보지 말고 사비로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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