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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食客열전 제6회-강원 토박이 음식칼럼니스트 황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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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호기자
  •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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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홍합 ‘섭’·못난이 ‘도치’까지…‘山海珍味’ 강원도의 맛을 알린다

강원도의 대표적 푸드스토리텔러 황영철씨. 그는 섭장칼국수 등 강원도 동해안 토박이음식 대중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동진 일출여행 등 체험관광 다수 기획
90년대 푸드투어…향토음식 복원 노력
섭장칼국수·모둠생선찜 등 메뉴 개발
속초 오징어순대 등 음식 유래도 줄줄

“200여년 영동지역 최대 場이 섰던 양양
대구처럼 얼큰한 장국음식 손꼽히는 건
고추장물이 해산물 비릿함 잡는 동시에
어부들 긴장 해소·반찬없이 먹기 좋아서”


모처럼 만난 강원도 대표 식객이 있다. 양양의 한 바닷가에 푸드 스튜디오를 펜션처럼 해놓고 사는 황영철씨다. ‘강원도 외식저널’이란 잡지를 펴내며 강원도스러운 음식을 연구·개발하며 살아간다. 스튜디오 지척에 고향인 양양군 손양면 수산항이 있다. 어부인 아버지에게 바다 생리를 누구보다 리얼하게 배울 수 있었다.

“방파제가 없던 그 시절 태풍 치는 바다의 고함소리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듣고 자랐습니다.”

어릴 때는 여성적 기질이 다분했다. 부엌 문화에 관심이 많아 툭 하면 엄마 몰래 식기와 식재료를 꺼내놓고 소꿉놀이를 했다. 요리 본능에 문학청년의 열정까지 보태진다. 고교 때 신춘문예에 두 번 도전하기도 했다. 그 글재주가 그를 결국 강원도에선 가장 인문학적 음식칼럼을 쓰는 외식 컨설턴트로 만든다. 그는 강원도의 몇몇 히트 음식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기도 했다. 정동진의 일출여행은 물론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 명물인 갯배를 관광상품으로 띄웠고, 그게 드라마 ‘가을동화’에 노출되도록 가교 역할도 했다. 동호리 멸치 후리 체험 프로그램까지 만들었다.

1996~97년에는 푸드투어 본능이 발동됐다. 사비를 털어 흑산도, 홍도, 울릉도, 백령도 등 국내 유명 섬을 돌면서 동·서·남해안 주요 섬의 음식문화에 대해 현장조사도 했다. 영동 해양음식과 영서 산간음식의 본질까지 치밀하게 파고들었다. 저력을 인정받아 CJ 헬로비전에서 강원도 음식을 소개할 수 있었다.

도시인에겐 너무나 생소한 강원도 해안에서만 잡히는 ‘부새우’ 등 희귀 수산물 관련 사진자료도 구축했다. 섭국과 장칼국수를 합친 ‘섭장칼국수’, 모둠 생선구이를 토대로 도루묵, 양미리, 고등어 등을 더한 ‘모둠 생선찜’의 메뉴 개발도 했다. 아울러 그동안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강원도 향토음식의 기준과 사라져가는 음식까지 직접 복원해내는 중이다.

◆강원도 식문화 해부

강원도 음식은 접근이 힘들어 타지 사람들에게 잘 노출되지 않았다. 영동고속도로와 인제~속초권 국도, 7번국도 확장·포장 등으로 인해 기지개를 켠다. 음식기행이 유행병처럼 번지기 시작한 2010년부터 전국화된다. 막국수, 닭갈비, 초당순두부, 콧등치기, 곤드레밥, 감자떡 정도가 강원도 대표 음식으로 부상한다.

그가 속초의 맛을 설명했다.

“속초의 맛은 ‘곰삭은 고향의 맛’으로 표현될 것 같습니다. 속초는 설악권 지역 중에서 유일하게 북한음식이 들어와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곳입니다. 6·25전쟁 당시 속초와 지리적으로 가까웠던 함경도 피란민이 청호동 아바이마을 백사장에 토굴을 파고 움막을 짓고 정착생활을 시작했어요. 거기서 지금 우리가 즐겨먹는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가자미식해, 명태식해, 함흥냉면, 명란젓 등을 선보이죠.”

이북식 국밥으로 쇠고기 갈빗살을 쭉쭉 찢어 넣어 해먹던 탕반음식인 ‘가리국밥’에는 유독 봄이 추운 함경도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명절음식이자 뱃사람들의 간이 도시락이던 ‘오징어순대’, 고무줄같이 가늘고 질긴 면발에 화끈하게 맵싸한 양념을 쓱쓱 비벼 먹던 함흥냉면 등은 이제 속초의 얼굴 같은 음식이 됐다.

◆ 80년대 중반 대중화된 오징어순대

그는 특정 음식을 얘기할 때면 고조리서를 들이밀며 꼭 어원과 유래를 밝히려 한다. 오징어순대를 언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신속한 기동력을 위해 칭기즈칸 부대가 고안해낸 전투식량 중 하나가 순대입니다. 하지만 그 부대가 처음 만든 음식은 아닌 것 같아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종합 농업기술서인 ‘제민요술’이라는 책에는‘양반장도(羊盤腸搗)’라는 이름으로 순대가 소개돼 있어요.”

전국에 다양한 순대가 존재한다. 제주도는 순대를 ‘수애’라 부른다. 오직 돼지피만 넣고 기타 잡채, 숙주나물 등은 넣지 않는다.

“육류와 채소를 축으로 한 ‘경기도순대’, 찹쌀 대신 돼지고기를 넣는 ‘개성순대’, 순대소를 갈아 넣는 ‘백암순대’, 재료가 푸짐하지만 기름진 ‘병천순대’ 등 전국에 여러 버전이 있어요. 속초의 순대는 오징어잡이(속칭 남바리) 나간 어부들이 배에서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갓 잡은 오징어에 쌀과 김치를 버무려 넣고 삶거나 쪄서 먹었던 겁니다. ”

그는 함경도 신포가 고향인 속초 진양횟집 이정해 할매가 속초에서 가장 먼저 오징어순대를 선보인 분이라고 주장했다. 오징어순대는 6·25전쟁 전만 해도 속초에는 없던 음식. 당시 함경도 사람들이 속초에 정착하면서 고향의 별미로 만들어 먹었다. 창자, 아가미 등은 다 빼고 뱃속에다 돼지고기, 두부, 김치 등을 버무려 넣고 실이나 꼬챙이로 배를 꿰맨다. 그걸 밖에다 내다놓아 꾸덕하게 말려 요리를 해 먹었다. 86년부터 본격적으로 상품화된다.

◆양양의 음식문화

‘송이의 고장’이기도 한 양양. 그는 이곳의 음식 문화를 알려면 바다 사람 생리부터 알아야 한다고 했다. 어부는 가리는 것이 많다. 도처에 ‘금기습속’이 깔려 있다. 뱃일을 나가던 어부들은 닭고기와 계란조차 먹지 않았다. 강원도의 음식은 그런 배경을 안고 태어났다.

“‘양양 사람들은 동지섣달에 발가벗겨 놓아도 30리를 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역동적입니다. 일제강점기엔 ‘양양 하와이’라면서 양양의 문화적 정서를 폄훼하기도 했죠. 6·25전쟁 당시에는 남과 북이 뺏고 뺏기는 결사항전터였습니다. 특히 양양장은 구한말 당시까지만 해도 속초, 고성 등 7개의 장터를 거느리며 200여년 영동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육개장의 도시 대구처럼 유독 매콤하고 얼큰한 ‘장국음식’을 즐깁니다.”

양양의 3대 장국음식으로 손꼽히는 게 있다. 섭국·뚜거리탕·장칼국수다. 그중에서도 장칼국수는 대구까지 내려올 정도로 대중화됐다. 양양은 된장이나 막장보다는 고추장을 더 많이 사용한다. 어떻게 보면 포항물회 같은 끓인 장국음식은 산간보다 해안지역에서 즐긴다.

“장국물 음식이 태어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어패류나 해산물의 비릿함을 감추기 위해서죠. 된장, 막장, 간장 등보다는 상대적으로 맵고 얼큰한 고추장 국물이 해산물 음식조리에 최적화된 양념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어부들의 긴장감을 화끈하게 풀어주는 데는 맵고 얼큰한 고추장물이 딱이에요. 셋째로는 반찬 없이 비빔밥처럼 간단하게 먹기 위해서죠.”

◆ 양양8미 중 하나인 섭국

제주도 몸국만큼이나 생소한 게 ‘섭국’이다. 그가 소상하게 알려준다.

“양양을 포함한 영동북부 지역민들이 ‘섭’이라 부르는 토종 홍합. 우리나라 전 해역이 서식지죠. 암컷은 속살이 붉고 수컷은 진한 미색을 띠고 있습니다. 지중해가 원산지로 6·25전쟁 당시 진주만에 주둔하던 미군의 함선 바닥에 붙어 토착화된 ‘진주담치’는 엄격히 외래종이에요. 홍합을 뜻하는 섭은 지역 토속어로 조각 기법에서 글자나 그림을 도드라지게 하기 위해 가장자리를 파내는 ‘섭새김’에서 유래됐습니다. 홍합의 조갯살이 납작한 여느 조개들과 달리 토실토실하고 봉긋하게 솟아있는 모양이 마치 섭새김을 해놓은 듯하다 하여 이를 빗대어 섭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여름철 백사장은 섭국 끓이는 주방으로 변합니다. 이때 귀한 고추장 대신 집에서 담근 막장(된장)을 흥건하게 풀어 장물을 끓입니다. 장물이 펄펄 끓기 시작하면 섭살에 숭덩숭덩 썬 대파와 고추, 부추 등을 넣고 제핏잎을 손으로 쭉쭉 찢어 넣어요. 여기에 밀가루 대신 호밀가루로 반죽을 친 ‘뚜데기(수제비)와 생미역이나 지누아리, 대박 등과 같은 해초류까지 뜯어다 넣기도 했습니다. 간혹 토종닭 한 마리를 삶아 쭉쭉 찢어 넣은 ‘닭섭국’을 해먹기도 했어요.”

◆ 양양 겨울의 별미…도치

양양에서 잡히는 생선류 중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제철음식 중 대구권에서는 볼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도치’와 ‘장치’다. 양양에서는 도치를 ‘싱애’ ‘심퉁이’ 등으로 부른다.

포구 사람들은 꾸덕하게 말린 것이나 한 바가지 정도로 받아낸 알을 소금물에 굳혀 제사상에 올리기도 한다. 생김새가 심퉁맞게 생겨 심퉁이로도 불리는데 도치가 정식 학명이다.

“생김새와 달리 육질이 질기지 않고 쫄깃하고 기름기가 거의 없습니다. 많이 잡히던 시절 심퉁이는 저장시설이 마땅치 않아 눈구덩이 속에 묻어두고 먹기도 하고 팔기도 했습니다. 수산항이나 오산항 등의 어촌 아낙들은 찹쌀이나 콩 등을 함지박에 이고 와 심퉁이와 물물교환을 했습니다. ‘쭉쟁이’이라 하여 상품가치가 없는 알 빠진 암놈은 덤으로 줘버렸어요.”

도치 요리는 의외로 다양하다. 한 번 데쳐 숙회로 먹기도 하고 꾸덕하게 말려 조림도 한다. 찜을 해서 간장 양념에 찍어 먹기도 하고 터뜨린 알에 묵은지를 섞어 자박하게 국으로 끓여 먹었다. 주당은 서남 해안의 홍어와 간재미처럼 초장을 넣고 회무침으로 먹기도 한다.

이렇듯 강원도 바닷가 식탁은 단연 생선류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압도하고 있었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황영철 추천 맛집= 양양 ‘도원촌’(장칼국수)/ 양양 ‘수산항물회’(째복장칼국수)/ 양양읍 월리 ‘강촌식당’(뚜거리탕)/ 양양 동호리 ‘회촌’(섭국)/ 속초 아바이마을 ‘다신식당’(가리국밥)/ 속초 아바이마을 ‘단천식당’(함흥냉면)/ 속초 ‘어전가’(대구탕)/ 속초 장사동 ‘이모네찜’(생선찜)/ 강릉 중앙시장 내 ‘해성횟집’(삼숙이탕)/ 양양읍 현북면 ‘향림면옥’(송이칼국수)/ 속초 ‘야삼정’(장치·곰치·생태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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