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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의 패션디자이너 스토리] 피비 파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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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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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보다 ‘입고 싶은 것’의 가치

셀린의 2017·2018 F/W 컬렉션과 2016·2017 F/W 컬렉션(작은사진).
가장 입고 싶은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를 꼽으라면 단연 피비 파일로다. 여성을 위한 그녀의 패션은 간결한 라인에 단정한 실루엣으로 지적이고 우아한 여성의 이미지를 대변한다. 최소한의 요소만 남긴 미니멀한 디자인은 지극히 현실적인 스타일로 심플하게 보이지만 런웨이를 넘어서 리얼웨이에서 마주할 때 그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보여주기 위한 옷이 아니라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피비 파일로다.

피비 파일로는 1973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지만 두 살 때 런던으로 이주하여 영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다. 부모님은 영국인으로 아버지는 건축토목을 하는 측량사였고 어머니는 영국 유명 배우이자 가수인 데이비드 보위의 앨범을 디자인한 그래픽 디자이너였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신의 옷을 스스로 정해서 입을 만큼 옷을 좋아했으며 열네 살 때 생일선물로 받은 재봉틀로 옷을 만들기 시작하여 부모님께 자신이 만든 옷을 선물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스쿨인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예술대학을 1996년도에 졸업하고 졸업 후 같은 학교 동문인 스텔라 매카트니와 함께 파리로 옮겨와 끌로에의 수석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로 일하게 된다. 경험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텔라 매카트니가 이끄는 끌로에는 성공적이었으며 이후 스텔라 매카트니는 구찌 그룹의 지원을 받아 자신의 레이블을 전개하게 되면서 2001년 끌로에를 떠나게 된다.


셀린의 2013·2014 F/W 컬렉션.
편안함, 자연스러움, 캐주얼한 스타일
‘끌로에’ 매출 60%나 상승…글로벌 명성

수많은 러브콜 받은후 ‘셀린’으로 재기
미니멀함과 여성미 가득한 비범함 뽐내
화려한 모델보다 옷에 포커스 맞춘 광고
4배 이상 성장시키며 존재감 키워 나가
새롭게 딛는‘아제딘 알라이아’기대감


겨우 스물일곱 살의 수석 어시스턴트 디자이너에 불과했던 피비가 끌로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면서 끌로에는 글로벌 브랜드의 반열에 성큼 올라서게 된다. 로맨틱한 분위기의 적극적인 여성상을 보여주었던 스텔라 매카트니에 이어 피비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테일러링으로 좀 더 캐주얼한 스타일의 끌로에를 선보이며 매출을 60%나 신장 시켰고 세컨드 라인 씨 바이 끌로에를 론칭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또한 2005년 영국패션협회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디자이너로서의 실력을 인정받게 되지만 결혼과 출산후 가족과 떨어져 홀로 파리에서 지내는 생활에 염증을 느낀 피비는 2006년 돌연 끌로에를 사임하며 가족이 있는 런던으로 돌아가 가정생활에 열중한다.

부족함이 없는 생활이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신문을 돌리며 용돈을 벌었던 그녀는 경제적인 독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쉬는 동안 받았던 수많은 러브콜은 그녀를 다시 디자이너의 자리로 돌아가게 만들었고 2008년 셀린이 그 행운을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가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피비를 위해 셀린은 런던에서 일할 수 있는 메인 스튜디오를 제공했고 피비는 오롯이 디자인에 집중, 지금은 셀린시대라는 유행어를 만들 정도로 성공적인 재기를 했다.

2009년 10월 파리에서 치러진 피비의 첫 셀린 컬렉션은 삶에 대한 집중력과 통찰력이 깊어지고 한층 더 성숙된 30대 중반의 그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컬렉션은 간결한 실루엣으로 구성되었지만 미니멀한 디자인은 단조롭지 않고 여성미로 가득한 비범함을 뿜어냈다. 베이지와 카키를 베이스로 한 무채색의 조합은 우아함을 담아냈고 하이웨이스트의 긴 팬츠는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마음껏 드러냈으며 인체의 선을 따라 이어지는 A라인의 가죽 원피스는 심플하지만 강한 여운을 남겼다. 첫 컬렉션의 성공 뒤에도 피비는 패션계에 불어온 스트리트 패션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행보를 꾸준히 지켜나갔다. 남성복을 빌려 입은 듯한 스타일의 매니시한 룩은 젠틀 우먼이라 불리며 현재까지도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오버 사이즈 의상에서도 여성미를 잃지 않는 탁월한 해석력은 옷뿐만 아니라 가방으로까지 이어져 셀린의 시그니처 백으로 불리는 러기지 백과 카바스 토트백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피비 파일로
피비가 전개하는 셀린은 항상 옷이 주인공이었으며 옷에 집중하였다. 화려하고 유명한 광고모델이 아닌 오롯이 옷에 포커스를 맞춘 사진에 프랑스식 액센트가 들어간 셀린 로고만 노출한 광고사진은 감도 높은 비주얼로 감각 그 자체였다. 그 중에서도 독일의 유명 사진가인 유르겐 텔러와 함께 작업을 한 조안 디디온의 광고사진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스타일 아이콘으로 80세가 훌쩍 넘은 조안 디디온을 통해 피비는 시대를 초월하는 셀린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러나 피비는 예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남다른 선택을 했다. 수 년 전부터 그녀가 셀린을 떠난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이는 단순한 루머로 그치며 셀린의 추종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우려는 곧 현실이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셀린에서 피비의 단정하고 간결한 라인의 의류와 액세서리를 볼 수 없다. 끌로에를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피비는 2017년 10년간 몸담았던 셀린을 떠나는 결정을 내렸다. 피비가 셀린을 떠난다는 뉴스는 그녀가 디자인한 제품들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로 인해 원래 가격보다 리세일 가격이 30%나 올랐고 마지막 컬렉션을 소장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그녀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피비 파일로는 셀린의 매출을 4배 이상 신장시키며 평범한 라인도 특별해 보이게 만드는 능력으로 스트리트 패션이 판을 치는 패션계에서 자신이 입고 싶은 그녀만의 디자인 세계를 10여년째 펼쳐왔다. 피비는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그 치열한 고민 끝에 옷을 만든다고 한다. 사람들 역시 같은 이유로 그녀의 옷을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피비는 리치몬드 그룹의 아제딘 알라이아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 셀린 시대에서 앞으로 펼쳐질 피비 파일로의 아제딘 알라이아 시대가 성큼 다가오길 기대한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 (rh0405@krif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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