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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의 뮤직톡톡] ‘올드 랭 사인’과 대한제국 애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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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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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풍 엔카, 스코틀랜드 민요 거쳐 민족이 만든 노래로 탄생

대한제국의 첫 군악대장인 독일인 에케르트가 작곡한 ‘대한제국 애국가’ 악보.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야~.”

연말이면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자주 들려오는 노래가 있다. 우리에게는 ‘석별’로 잘 알려진 스코틀랜드 민요인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이란 곡을 소개할까 한다.

이 노래는 1788년 로버트 번즈라는 스코틀랜드 작가가 시집을 출판하며 작사하고 이후 작곡을 더해 18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노래다. 이 곡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대한민국의 애국가가 만들어지기 전 애국가처럼 불리게 된다. 사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전에 ‘대한애국가’가 존재하긴 했었다.

1901년 조선이 서양식의 군대를 도입하면서 군악대가 창설된다. 최초의 군악대장으로 독일인 에케르트가 부임하면서 직접 ‘대한제국 애국가’를 작곡했다. 그러나 현재의 애국가와 다른 것은 국민이나 민족중심의 국가관이 아닌, 왕 중심의 국가관이 전면에 깔려 있다는 사실이다.

‘상제는 우리 황제를 도우소서~’라는 전근대적인 왕정시대풍의 가사를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멜로디를 들어보면 일본풍의 엔카 멜로디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군악대장 에케르트는 대한제국 군악대장 이전에 일본군의 군악대장을 역임한 때문이다. 그곳에서 그는 역시 일본 애국가인 ‘기미가요’를 만든다.

물론 일본에서는 하야시 히로모리가 작곡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당시 작·편곡이 가능한 사람이 일본에는 없었던 이유로 에케르트가 작곡과 편곡의 대부분을 만들어낸 게 사실이다. 그 후 일본에서도 공식적으로 에케르트가 작곡한 노래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우리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정서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서양이 바라본 두 나라는 비슷한 동양권의 민족일 뿐이다. 그래서 기미가요와 대한제국 애국가는 마치 한 나라의 국가처럼 엔카 멜로디가 저변에 깔려 있다. 천만다행이라고 하면 뭣하겠지만 조선이 일제강점기로 접어들면서 자연스레 대한제국 애국가는 사라지게 된다. 만약 그때의 애국가가 지금도 우리의 애국가로 불려지게 된다면 국민 모두가 엔카풍의 노래를 매일 같이 듣고 부르게 되는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명환 재즈드러머 sorikongan@hanmail.net
그 후 우리만의 애국가 가사를 만들어 광복군과 의병들이 스코틀랜드 민요인 올드 랭 사인에 가사를 얹어 부르게 되었다. 애국가를 누가 작사했느냐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한창이다. 그런데 1955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애국가 작사자 조사위원을 발족해 윤치호와 안창호까지는 좁혀졌다. 그러나 두 분 중에 누구인가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던 어느 날 샌프란시스코 한인교회에서 스코틀랜드의 정서를 가진 애국가를 한 유학생 작곡가가 듣게 되고 우리의 애국가를 만들어야 겠다 생각하고 드디어 1936년에 완성하게 된다. 안익태다. 그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이 노래를 알려야겠다는 일념으로 마라톤 대회를 참관했다. 이와 함께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가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시상하는 대회장에서 미리 말을 맞춰놓은 동포들과 목이 터져라 애국가를 불렀다고 한다. 그 후 해외 여러 망명 정부에서도 이 노래를 애국가로 부르면서 현재의 애국가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한 나라와 민족을 상징하는 애국가를 처음에는 일본풍으로, 다음은 스코틀랜드 배를 타고 여기저기 부유하다가 마침내 우리 민족이 직접 만든 노래가 현재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연말연시 이곳저곳에서 올드 랭 사인을 듣게 된다면 이 노래에 얽힌 사연을 한번쯤 생각하며 새해를 맞이했으면 좋겠다.

재즈드러머 sorikong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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