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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석의 電影雜感] 안녕, 미선씨…故 전미선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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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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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연극 반짝반짝 빛나다간 ‘예쁜 사람’ 전미선

영화 ‘연애’(2005) 포스터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10주년’(2009) 포스터
영화 ‘나랏말싸미’(2019) 포스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배우 전미선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줄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43분 전북 전주시 한 호텔 객실 화장실에서 그는 숨진 채 발견됐다. 매니저가 최초로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소속사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우울증 증세가 있어 치료를 받아왔단다. 향년 50세. 너무 이르고 이른 이별이었다.

1986년 여공役 데뷔 다양한 작품 출연
봉준호와 ‘살인의 추억’‘마더’ 인연
개봉 예정‘나랏말싸미’마지막 유작
10년간 64만 관객 울린 연극 ‘친정…’
그녀가 떠난 날에도 무대 오를 예정
세계어린이후원 홍보대사 봉사도 앞장

전미선은 1970년 전주 출신으로 안양예술고와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를 나와 1986년 MBC 베스트셀러극장 ‘산타클로스는 있는가’(극본 장선우)에서 여공 역을 맡으며 데뷔한 이래 33년 동안 수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온 성실하고 믿음직한 배우였다. 그가 우리에게 남긴 영화를 독자들과 찬찬히 살펴보고 싶다.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1990)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의 속편으로 전미선뿐 아니라 배우 이미연, 변우민, 고(故) 최진영 같은 당대 청춘스타들을 배출했다.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이기도 한 그는 혜주(이미연 역)와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은경으로 나왔다. 연출을 맡은 김성홍 감독은 이후 ‘손톱’과 ‘올가미’ ‘신장개업’과 ‘세이 예스’를 거쳐 ‘실종’과 ‘닥터’ 같은 무시무시한 스릴러를 내놓았다.

영화 ‘살인의 추억’(2003)과 ‘마더’(2009)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었다. ‘살인의 추억’에서는 연쇄살인사건을 쫓는 형사로 나왔던 두만(송강호)의 아내 역을 맡아 두만에게 우연히 백씨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광호(박노식)를 잡아들이게 했다. ‘마더’에서는 엄마(김혜자)의 곁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며 엄마에게 죽은 아정(문희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미있는 건 ‘살인의 추억’에서 그는 두만에게 야매 진료를 하는데, ‘마더’에서는 엄마에게 진료를 받는 역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영화 ‘연애’(2005)는 이명세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오석근 감독이 ‘101번째 프로포즈’ 이후 12년 만에 복귀한 작품이었다. 또한 데뷔 이래 또래 연기자들이 주연으로 승승장구할 때 늘 눈에 크게 띄지 않는 조연을 맡았던 전미선이 주연을 맡은 첫 작품이기도 했다. 현실에 발을 디디고 서 있는 한 여성의 쓸쓸한 연애담을 파격적인 이야기로 밀어붙였다. 이 작품의 촬영을 맡은 박상훈 촬영감독과 제목처럼 연애하고 결혼한 이야기도 유명했다.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2017)은 보편적인 가족의 일상을 다루는 가족 드라마로,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존중받지 못하는 외벌이 가장의 설움을 전미선을 비롯한 베테랑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관객들의 공감을 기어이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CBS와 와호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한 최초의 극영화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영화 ‘봄이가도’(2017)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3편의 단편영화를 엮은 옴니버스 영화로, 전미선은 장준엽 감독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 고등학생 딸을 잃은 엄마 신애를 연기했다. 개봉 당시 그는 세월호라는 소재 때문에 출연을 고민했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연기자로서 내 몫은 다한 게 아닌가 싶다”며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영화 ‘나랏말싸미’(2019)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에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백성을 널리 이롭게 할 우리의 문자를 만들고자 했던 세종대왕(송강호)과 그와 의기투합하는 신미 스님(박해일), ‘살인의 추억’ 이후 오랜만에 재회한 전미선은 소헌왕후 역을 맡았다.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과 ‘사도’의 각본을 썼던 조철현 감독의 첫 연출작이자 전미선의 마지막 유작으로 관객들과 곧 만날 준비(24일 개봉 예정)를 하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와 영화 곳곳에서 반짝였던 전미선의 모습을 연극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배우 강부자와 함께 2009년 초연한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다. 방송작가 고혜정이 쓰고, 연출가 구태환이 무대화한 작품이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한 소위 잘 나가는 딸 미영이 갑작스러운 암 선고를 받고는 시골집 친정 엄마를 찾아와 2박3일 동안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보내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이 작품은 연극으로는 드물게 지난 10년 동안 무려 64만명의 관객을 울렸다.

그가 떠났던 지난달 29일 오후에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무대에 올릴 예정이었다. 결국 연극 주최 측은 이날 오후 2시 공연을 취소했고 오후 6시 공연과 다음날 공연 주연배우를 다른 배우로 대체했다.

지난 1일 오전 플랜코리아의 SNS에는 다음과 같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플랜코리아는 8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국제구호개발NGO로 전세계 8천여명의 직원들이 활동하며 51개국 8만6천676개의 공동체에서 지금까지 8천150만명의 어린이를 후원해오고 있다고 한다. 전미선이 이곳의 홍보대사였다는 것도 너무 늦게 알려졌다.

“당신을 홍보대사라고 부르기가 언제나 죄송스러웠습니다. 해마다 거액을 후원하는 후원자로, 당신이 후원하신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봉사자로, 뜨거운 여름날 하루종일 가져오신 기부물품을 직접 판매하시던 당신. 잠깐 함께하고 오래 남겨지는 건 싫다 하시면서 항상 함께하고도 자신을 내세우길 원치 않으셨던 나눔이 삶의 이유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던 당신. 때로는 엄마같이, 때로는 친구같이,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의 손을 잡아주시며 이름 불러주시던 당신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플랜코리아의 가족, 배우 전미선. 우린 당신을 언제까지나 그리워할 겁니다. 당신께 도움받은 수 많은 어린이들을 대신해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불과 며칠 전에 가졌던 ‘나랏말싸미’ 홍보를 위한 한 방송사의 인터뷰 자리에서도 우리는 슬픈 예측을 하기 힘들었다.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감기로 떠나보내기에는 너무 아깝고 안타까운 사람, 배우 전미선. 그이를 너무 오래 혼자 아프게 둔 건 아닌지. 더 이상 같은 이유로 이런 이별을 두 번 겪고 싶지 않다. 그의 명복을, 명복을 빈다.

독립영화감독·물레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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