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실제 '그놈 목소리'···"범죄에 연루됐습니다"

  • 양승진
  • |
  • 입력 2018-05-31 10:09  |  수정 2018-05-31 10:09  |  발행일 2018-05-31 제1면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 피싱의 피해자 10명 중 8명은 20~30대 여성이었다. 대구지방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관사칭형 피해자 156명 중 129명(82.7%)이 여성으로 나타났다. 특히 129명의 여성 중 126명이 20·30대로 각각 94명(60.3%), 32명(20.5%)이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65명의 기관사칭형 피해자 가운데 45명(69.3%)이 20~30대 여성이다. 

젊은 여성이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에 취약한 이유는 △사회적 경험 부족 △감성적 성향 등을 꼽을 수 있다. 기관사칭형 대부분은 ‘범죄에 연루됐으니 통장에 있는 현금을 출금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한다. 피해자가 이를 믿도록 법적 전문용어를 사용하면서 오랫동안 통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피해자가 속지 않을 경우엔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강압적 태도를 보이기까지 한다. 

피해자의 의심을 지우기 위해 ‘가짜 사법형사포털 사이트’에 접속할 것을 지시하기도 한다. 이는 20~30대 여성의 모바일 인터넷 접근성이 높은 점을 악용한 것이다. ‘가짜 사이트’는 사건번호, 검찰총장 관인 등이 교묘하게 위조돼 있어 당황한 피해자를 속이는 데 안성맞춤이다. 기관사칭형이 젊은 여성을 노리는 이유다. 

대구지방경찰청 수사2계 이윤희 경위는 “자세히 살펴보면 띄어쓰기나 단어표현 등이 엉터리”라면서도 “하지만 ‘가짜 사이트’에 접속하면 법조 용어에 대한 무지, 위조된 관인 등으로 이성적 판단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감성적 성향일수록 주변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속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양승진 기자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