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생태 기획 · 2026 원문보기
SERIES 1
절벽 위의
마지막 초록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 극한의 바람과 파도 속에서도 살아남은 식물들이 지금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SCROLL
독도 · 2026년 봄

배가 닿기도 전에
바람 소리가 먼저 들렸다

2026년 봄, 다시 찾은 독도. 섬에 발을 딛자마자 몸이 한쪽으로 기울 정도의 바람이 몰아쳤다. 아래에선 파도가 바위를 때리고, 위에선 바람이 식물을 짓누른다. 이곳에서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하루를 버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01

뜨거워지면서
말라가는 섬

CLIMATE CHANGE IN DOKDO

최근 20년 사이 독도의 기온은 꾸준히 오르고, 강수량은 줄었다. 뜨거워지면서 동시에 말라가는 역설이 바위틈 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독도 연평균 기온 변화 (2005~2023년) · 자료: 홍준기 기자

20년간 기온 지속 상승
전 지구 평균의 3배 이상
강수량 지속 감소
뜨겁고 건조해지는 역설
02

버티고 있지만,
가장자리부터 비어간다

FLORA IN CRISIS

독도의 식물은 원래부터 혹독한 환경을 전제로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은 조건이 다르다. "문제는 계속 바뀌는 환경"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섬기린초
섬기린초
한국 특산종. 두툼한 잎에 물을 저장한다. 바람이 강할수록 키를 낮추고 옆으로 퍼지며 군락을 이룬다. 최근 군락 가장자리부터 비어가는 중.
군락 축소 진행
독도 쑥부쟁이
독도 쑥부쟁이
지구상 울릉도·독도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 절벽 끝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다. 꽃 피는 시기가 들쭉날쭉해 시들어버리는 해도 생긴다.
개화 시기 불안정
03

전문가들이 말하는
임계점

EXPERT INTERVIEWS
"독도의 식물들은 강한 환경엔 익숙하다. 문제는 '계속 바뀌는 환경'이다. 계절 흐름이 흔들리면 식물은 타이밍을 놓친다."
추연식 교수 경북대 생물학과
"외래종은 처음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토착 식물이 약해진 틈을 빠르게 파고든다. 지금처럼 환경이 불안정할 때 더 위험하다."
임장원 소장 독도관리사무소
"사람이 많아질수록 식물은 줄어든다. 밟히는 것도 있지만, 씨앗이 들어오는 게 더 문제다."
이문준 (52) 독도 안전지도원
04

"덜 하는 것이 답이다"

WHAT WE MUST DO

독도는 건드릴수록 균형이 깨지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외부 영향의 최소화를 강조한다.

1
외래종 유입 차단입도 시 장비·신발의 종자 철저 제거.
2
방문객 동선 제한토착 식물 서식지 접근 제한 구역 관리.
3
장기 생태 모니터링계절별 변화의 체계적 기록과 추적.
4
인위적 개입 최소화자연 회복을 최우선으로.

절벽 위 식물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바람에 잎을 흔들며 같은 자리에 붙어 있다.

독도의 식물은 지금,
조용하게 한계를 넘고 있다.

영남일보 독도 생태 기획 · 2026